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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튜브·비행 자동차…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입력 2019. 09. 24   17:02
업데이트 2019. 09. 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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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저널 스페셜- e영화로 푸는 테크수다


나만을 위해 작동하는 스마트 시티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16억5500만 달러 벌어들인
‘맨 인 블랙’ 시리즈… 4번째 이야기
외계인 처리반에 걸맞은
현실 뛰어넘는 최신 기술 보여줘 

튜브로 고속 이동하는 하이퍼루프
2013년부터 실제 개발 중인 기술
교통체증 없는 하늘 나는 자동차
‘우버’, 내년 호주서 택시 시범 서비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스틸 사진.  컬럼비아픽쳐스 제공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스틸 사진. 컬럼비아픽쳐스 제공

맨 인 블랙(Men In Black, 이하 MIB)이라 불리는 비밀조직 때문에 우리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 스티븐 스필버그(1편)와 마이클 잭슨(2편), 데이비드 베컴(3편)이 인간으로 위장한 외계인이라면….

지구에는 수많은 외계인이 인류와 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는 이런 발칙한 설정 덕분에 영화 MIB 시리즈는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다. MIB 시리즈는 미국 만화가 로웰 커닝햄이 그린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이전 SF영화는 대개 인류가 외계생명체를 찾아 나서거나(콘택트), 그들이 인류를 침공하는(우주전쟁) 등 2분법적인 텍스트였는데 이 시리즈는 그런 공식을 살짝 비틀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즉 은하계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존재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만이 유일한 세계가 아니라는 상상을 유머러스하게 재현했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에서는 하이퍼루프, 플라잉카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이 선보인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포스터.   컬럼비아픽쳐스 제공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에서는 하이퍼루프, 플라잉카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이 선보인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포스터. 컬럼비아픽쳐스 제공

여기에 검은 슈트 차림의 요원으로 분한 남성듀오 윌 스미스·토미 리 존스의 케미, 섬광 소리가 일품인 기억소거장치 뉴럴라이저 같은 각종 첨단무기와 코믹한 외계인들의 등장은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비록 서사의 얼개와 틈새는 벌어졌지만 그 사이로 분출하는 유머와 활력이 이 시리즈의 진정한 매력이었다. 덕분에 세 편의 SF 블록버스터가 거둔 글로벌 수익은 자그마치 16억5500만 달러(약 1조8566억 원).

이런 MIB 시리즈에서 파생한 스핀오프(기존 설정을 가져와 새롭게 이야기를 만든 것)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도 그 계보를 충실히 잇는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윌 스미스·토미 리 존스의 빈자리를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함께한 에이전트 M(테사 톰슨)·H(크리스 헴스워스) 혼성듀오가 이어받아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인을 물리친다는 것.

이들이 속한 MIB는 사람으로 위장한 불법 이민 외계인을 단속해 지구 평화를 지키는 이른바 외계인 처리반. 외계인과 교류를 하면서 잘 단속해 일반 시민들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하도록 감추는 조직인 MIB는 뛰어난 과학기술로 무장하고 있다. 기억을 조작하는 기기 ‘뉴럴라이저’를 비롯해 최신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 자동차 등 현실 세계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MIB: 인터내셔널’에서 선보인 기술은 그럼 언제쯤 직접 볼 수 있을까? 일부 기술은 이미 시범 테스트에 들어간 것도 있다.


서울~부산을 20분 만에 간다?

대표적인 것이 하이퍼루프다. 어릴 때 우연히 MIB와 맞부딪치게 된 테사 톰슨은 요원이 되기 위해 미항공우주국(NASA) 시스템까지 해킹하며 MIB 본부에 들어가 결국 에이전트 M이 된다. 뉴욕에서 런던지부로 파견되던 날 M은 어쩐 일인지 공항으로 가지 않고 대신 본부 지하로 내려간다. 본부는 본부임과 동시에 하이퍼루프로 각국 지부와 연결되는 플랫폼이기도 했던 것이다.

하이퍼루프는 밀폐형 튜브로 만들어진 통로에 총알처럼 생긴 객차를 쏴서 고속으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이다. 이 열차의 장점은 속도. 진공에 가까운 튜브 속에 차량을 띄워서 움직이기 때문에 최고 시속 1200㎞까지 가능하다. 뉴욕에서 런던은 직선거리 5568㎞. 지금까지의 연구는 테스트 주행을 할 수 있는 트랙을 설치한 정도지만 예상대로 진행되면 대략 4~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서울~부산은 20분이면 되고, 비행기보다 속도가 2배 정도 빠르다.

2013년부터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기술문서가 공개돼 있어 여러 회사가 동시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한국형 하이퍼루프 모델을 공개한 적이 있다.

영화 속에서 하이퍼루프를 타고 무사히 런던 본부에 도착한 에이전트 M이 이동하자 거리에서 화면이 뜨면서 안내해주겠다는 메시지가 홀로그램으로 표시된다. 이렇게 상황에 맞춰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는 컴퓨터 지능을 ‘앰비언트 인텔리전스(Ambient Intelligence)’라 부른다. 두 단어가 결합된 앰비언트 인텔리전스는 ‘(우리) 주변 환경을 이루는 지성’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영화 속 M처럼 가상의 사용자 ‘A’가 해외 출장을 가게 됐다고 하자. 출장이 결정되고 승인이 떨어지면 그와 동시에 여행사에 해당 정보가 전달된다. 잠시 후 비행기 티켓이 발권되고 A는 그저 출장 당일 가방을 챙긴 후 공항으로 향하기만 하면 된다. 체크인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만으로 모든 절차가 완료되고 탑승구 앞에서 기다리던 A는 비행기에 탑승한다.


나만의 매니저, 사물인터넷


이처럼 혹자는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21세기는 ‘전자 집사(electronic butler)’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집안 일을 척척 해주는 집사처럼 사물인터넷이 작용하는 스마트홈 자체가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알아서 해준다는 것이다.

런던지부에 도착한 에이전트 M은 에이전트 H를 돕기 위해 실전에 투입된다. 이때 자동차가 등장하는데 크고 빨간 버튼을 한 번 누르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변신한다.

플라잉카 역시 우리가 곧 만날 미래다. 플라잉카란 비행기처럼 넓은 수평 활주로 없이도 수직으로 기체를 띄워서 이착륙이 가능한 차를 말한다. 주행 경로가 지상 도로에 제한되지 않아 최단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교통체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우버는 2020년에 호주에서 비행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우버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19에서 헬리콥터 제조사인 벨과 협력해 개발한 우버 플라잉 택시 ‘벨 넥서스(Bell Nexus)’를 공개했다. 4개의 로터를 달고 있는, 거대한 드론 같은 플라잉카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최고 시속 320㎞로 날 수 있다.

영화 MIB 속 두 요원의 액션은 불가능할지라도 그들이 타고 다니는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와 하이퍼루프를 실제로 경험해볼 수 있는 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와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돼 도시에서 발생하는 행정, 교통, 환경, 에너지, 주거, 교육 등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스마트시티’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김인기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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