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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불사조 투혼+빠른 스피드=금빛 자신감

노성수

입력 2019. 09. 23   15:49
업데이트 2019. 09. 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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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근대5종 이지훈 일병 
 
2019 우한 세계군인체육대회
대회 참가 위해 올해 상무 지원
제주 출신… 어릴 때부터 말과 친숙
새벽부터 야간까지 강훈련 ‘구슬땀’
이달 초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
경기력 상승세 “반드시 金 딸 것” 
 
국군체육부대 이지훈 일병이 문경 국군체육부대 승마장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문경=양동욱 기자
국군체육부대 이지훈 일병이 문경 국군체육부대 승마장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문경=양동욱 기자


“가장 완벽한 스포츠인은 5종 경기를 하는 사람이다. 경기인의 신체 속에 체력과 스피드가 가장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근대5종 경기는 일찍이 중세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렇게 극찬할 만큼 깊은 역사가 있는 복합 스포츠 종목이다. 선수들은 하루 동안 펜싱·수영·승마·사격·크로스컨트리 5개 종목을 치러 총득점이 가장 높은 순서대로 등위를 정한다. 그야말로 극한의 신체능력과 정신력을 수반하는 이 경기에 불사조 용사가 금빛 도전장을 던졌다. 국군체육부대 승마장에서 훈련 중인 이지훈 일병을 만나 각오를 들어봤다. 

 
세계선수권 우승 주역으로 활약

이달 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9 국제근대5종연맹 세계선수권대회. 한국은 종주국 헝가리를 따돌리고 4년 만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지훈 일병은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단체전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근대 5종을 시작한 이후 세계선수권에서는 첫 우승입니다.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는데 군 입대 전보다 더 벅찬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이 일병은 지난해 2차 월드컵에서 개인전 금메달,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국제스타로 발돋움했다. 키(172㎝)는 작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스피드와 악착같은 승부욕에 쟁쟁한 유럽 선수들도 당해내지 못했다.


완벽한 시설 갖춘 부대서 고강도 훈련


이제 고작 8개월 남짓 군 생활을 한 이 일병이지만 국군체육부대는 ‘내 집 못지않게’ 친숙한 곳이다. 입대 전부터 부대에서 훈련하고 수많은 대회를 치렀기 때문이다.

“체육부대는 전국에서 근대5종 전 종목을 한 공간에서 훈련하고 대회를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근대5종 선수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죠.”

이 일병의 말에 상무팀 최재근 감독도 “그래서 저는 체육부대에서 전역을 신고하고 다음 날 다시 부대로 복귀해 훈련했습니다”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선수들은 완벽한 시설을 갖춘 부대에서 최 감독의 지도 아래 지옥훈련을 견뎌왔다. 새벽 5시30분 수영훈련(4.5㎞)으로 시작해 펜싱, 사격, 승마까지 훈련을 진행한다. 훈련은 체력단련장에서 실시하는 야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마무리된다. 이 일병은 특히 자신이 다소 약한 수영과 육상을 보완하는 훈련에 중점을 둔다.


말과의 특별한 교감

근대5종 경기가 특히 어려운 것은 승마 때문이다. 대회 때 사용되는 말은 선수 개인용 말이 아니다. 주최 측은 경기를 위해 약 20마리의 말을 제공하는데 선수들에게는 경기 20분 전에 배정된다. 대회 당일 어떤 말이 선택될지는 ‘복불복’인 만큼 평소 다양한 말과 훈련하면서 대처 요령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 일병은 짧은 시간에 말과의 교감을 어떻게 이끌어낼까?

“평소 많은 말을 접하면서 훈련하고, 경기 당일에는 빨리 말의 특성을 익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저는 조랑말의 고장인 제주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어릴 때부터 말과 친숙한 것이 아무래도 남들보다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다른 행운도 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다행히 부대와 MOU를 맺은 광둥성 지역 말들이 대회에 일부 투입됩니다. 광둥성 전지훈련 때 그 말들을 이미 경험했기에 시합 때 쉽게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신감이 큰 만큼 우한 세계군인체육대회 금메달의 욕심도 크다.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하고 싶어 일부러 올해 국군체육부대에 지원했습니다. 그만큼 제게는 절실한 대회입니다. 실업팀 제도가 없는 유럽 선수들은 대부분 군 소속으로 선수생활을 하고 있기에 이번 대회에 대거 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림픽 못잖은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지만, 자신 있게 싸워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습니다.”

문경=노성수 기자 nss1234@dema.mil.kr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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