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놀이의 중요성

놀이 통해 정서 지능 발달시키고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방법 터득
충동 조절·자기 통제 배우게 돼

 
Q : 7살 자녀를 둔 군인가족입니다. 주변에 보면 벌써 학원을 보내거나 사교육을 밤늦게까지 시키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노는 시간이 없이 공부만 하는 것이 정말 좋을까요?



A : 놀이는 아이의 성공, 행복, 사회적 적응에 꼭 필요합니다. 놀이행동 전문가인 스튜어트 브라운 박사는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게 놀이는 원초적인 본능이고 진화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했습니다. 동물이 하는 싸움 놀이는 나중에 실제로 사냥하고 싸우기 위한 연습이고 놀이할 때 하는 상호작용은 집단생활에서 필수적인 주고받기를 연습하는 과정입니다.

놀이가 결핍됐을 때 아이는 다른 사람이 보내는 사회적 신호를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나를 도우려는 친구와 나에게 해를 가하는 적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 방어를 해야 할지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놀이를 통해 아이는 정서지능을 발달시키고 다른 사람과 적절하게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터득합니다. 놀이는 아이의 뇌 발달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놀이를 통해 아이는 충동을 조절하고 자기를 통제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놀이는 굉장히 즐겁고, 아이를 금방 활기차게 만들어 줍니다. 아이는 놀이를 통해 긴장을 풀고, 마음의 부담을 덜며, 긍정적 감각을 되찾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모험하고 도전하는 힘을 얻습니다.

아이에게 놀이를 가르쳐야 할까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면 아이들은 스스로 자연스럽게 놀이를 시작합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안전하고 보호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감독과 어느 정도의 관심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놀이에는 특정한 목적이 없습니다. 놀이 자체가 목적입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어떤 목표를 가지도록 한다면 아이는 그것을 놀이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가 시간 개념도 잊고 자기가 하는 것에 몰두한다면 아이가 놀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는 놀이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발견을 하거나 발상의 전환이 되면서 놀라움도 느끼지만 예상치 않았던 즐거움도 느낍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거나,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적용하거나, 연결하지 못했던 것들을 연결하게 되는 것입니다. 약간의 불안을 경험해도 그것을 이겨내고 원리를 터득했기 때문에 아이는 이전보다 더 강해진 느낌을 갖게 되고 만족감과 균형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놀이의 과정 때문에 공부할 때도 놀이처럼 한다면 아이는 내용을 더 잘 습득하고 오랫동안 공부하려고 할 것입니다.

부모님이 어린 나이부터 아이의 놀이시간을 뺏고 밤늦도록 공부를 시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놀지 말고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만, 서울대학교 학생들도 어릴 때부터 기복 없이 잘한 학생이 25% 정도라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놀이는 아이가 공부할 때 생산성을 높여주고 창의성과 행복감을 증진시킵니다. 브라운 박사가 말했듯, 놀이의 반대말은 ‘우울함’입니다. ‘공부’나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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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승이 성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