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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독자마당] 스포츠의 기원은 전쟁

기사입력 2019. 09. 23   16:27 최종수정 2019. 09. 23   16:36

이준희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북한연구실장

2500여 년 전 그리스 반도 마라톤 해변으로 세계 강국 페르시아 군대(10만)가 침투하자 아테네 군대(1만)는 죽을 각오로 싸워 승리했다. 예상 밖의 승리를 알리기 위해 그리스군은 아테네로 용사 페이디피데스를 보냈는데 그는 42.195㎞를 쉬지 않고 달려 “전하, 기뻐하십시오. 우리가 승리했습니다”라는 말을 외치고 숨졌다. 페이디피데스는 승리를 전한 최초의 마라토너였다.

이처럼 승전보를 처음 전한 것이 올림픽게임 마라톤 경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전쟁은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랜 세월의 전쟁 역사를 들춰보지 않아도 우리 생활 주변에서 전쟁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자동차, 휴대전화, 컴퓨터, 중대한 발명품들은 전쟁이 만든 산물이다. 심지어 현대인들은 삶의 모든 이슈를 전쟁과 연관 지어 힘들고 고된 하루를 ‘전쟁’ ‘난리’로, 높은 산을 오를 때는 ‘정복’이나 ‘정상 공격’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육상경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신체 동작인 달리기·뛰기·던지기를 응용한 경기로 스포츠 가운데 가장 오래된 형태이며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 된다. 달리기는 일정 거리를 달려와 먼저 도착한 승자가 심판이 들고 있던 횃불을 받아 신에게 바치는 공물(供物)에 불을 붙이는 특권을 부여한 데서 유래했다. 창던지기는 그리스 중무장 보병의 창을 던지는 동작에서 유래했다.

또한, 스포츠는 전쟁에서 유래한 군인들의 놀이였다고 할 수 있다. 즉, 전장에서 요구되는 개인 전투기술과 그 연마에 유용한 스포츠 종목을 연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전장 이동 기술과 관련해서는 육상 트랙, 마라톤, 수영, 조정, 승마, 사이클, 스키, 썰매가 있다. 전쟁 초기에 적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을 때 공성(攻城) 전투기술과 관련해선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양궁, 사격이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 적과 맞붙어 싸워야 하는 근접전투기술과 관련해서는 권투, 레슬링, 종합격투기, 태권도, 유도, 펜싱 등이 있다. 그리고 종합전투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에 근대 5종 경기, 바이애슬론 등이 있다.

전쟁은 인간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추위와 배고픔 등 극한의 고통을 요구한다. 즉, 전쟁은 생명을 담보로 인간의 신체활동 가운데 극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전쟁을 수행하는 전투기술은 스포츠 종목으로 전환되는 등 현대인과 스포츠는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들은 스포츠 활동을 통해 여가를 보내고 스트레스를 날려 보낸다. 현대인들은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운동경기를 관람하거나 프로야구·축구·골프 등 스포츠 경기를 TV로 시청하면서 삶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전쟁을 수행(전투기술)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스포츠는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삶의 일부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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