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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억 국방광장] 문화지체와 군 정신전력교육

기사입력 2019. 09. 18   16:49 최종수정 2019. 09. 18   16:52

임기억 공군보라매리더십센터·전문연구원

지난 5일 국방정신전력원이 주관한 ‘2019 국방정신전력발전세미나’에 다녀왔다. 최첨단기술이 무기화되는 현대전에서도 정신전력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발제자들이 사전에 약속이나 한 듯 한결같이 우리 군의 정신전력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점이다.

중앙대학교 최영진 교수는 지난 60여 년 동안 우리 군에서 교육해온 군인정신 6대 가치(명예·용기·충성·필승의 신념·임전무퇴·애국심)는 상관의 명령에 따라 그냥 열심히 싸우는 군대를 양성하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열심히 싸우면서 잘 싸우는 군대 양성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신전력교육 패러다임을 ‘임무를 완수하는 책임감’ ‘첨단화·고도화된 무기체계 등을 다룰 수 있는 전문성’ ‘개인주의적이고 반권위주의적인 신세대 특성을 고려한 민주시민의식’ 등을 함양하는 가치교육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상명대학교 최병욱 교수는 미군 등 선진 군대의 교육사례를 소개한 후, 외국 선진 군대의 정신전력교육체계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소개했다.

첫째, 이념과 사상 무장이 아닌 도덕성과 임무 수행의 책무성 등 보편적 윤리의식 교육, 둘째, 군 정신전력교육 기능과 역할을 ‘국민 통합’과 연계한 자율성과 창의성을 지닌 민주시민의 육성, 셋째, 장병들의 교육수요를 사전에 파악·시행하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식 정신전력교육 활동 전개 등을 제시하며 우리 군의 정신전력교육체계 정비를 주문했다.

서울교육대학교 이인재 교수도 군의 정신전력교육이 군의 특성과 사명을 고려하되, 우리나라 초·중·고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도덕과 민주시민 교육, 책임 있는 의사결정 등의 교육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와 연관된 가치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문화지체(文化遲滯·cultural lag)라는 말이 있다. 문화를 형성하는 요인 중 기술·경제와 같은 물질문화 요인은 변동속도가 빠른 데 비해 의식·가치와 같은 비물질문화 요인은 변동속도가 느려 이런 문화요인들의 상호 부조화가 사회 혼란이나 갈등의 유발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휴대전화의 경우 기기는 빠르게 발전했지만, 사용예절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음을 들 수 있다.

우리 군은 70여 년 전 창군 당시 규모도 작았고 무기체계도 변변치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규모나 무기체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며, 특히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세계 최강의 군대가 보유한 최첨단무기체계(F-35 스텔스기 등)도 운용하고 있다. 물질문화에 해당하는 군의 규모나 무기체계는 선진 강군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데, 장병들의 가치관이나 의식 등 비물질문화의 수준도 그러한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군도 선진 외국군처럼 ‘제복을 입은 민주시민으로서의 품성과 책임의식’ ‘누가 보지 않더라도 항상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는 군인으로서의 윤리의식’ 등 가치를 배양하는 정신전력교육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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