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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릿(Grit)’ 정신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9. 09. 10   16:56 최종수정 2019. 09. 10   16:57


박 지 석 소위 
육군35사단 부안대대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당시 학교장이셨던 정진경 장군님께서 취임사에서 언급하셨고 모든 생도에게 실천하기를 강조한 것이 바로 ‘그릿(Grit) 정신’이었다. 이 정신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심리학과 교수 앤절라 더크워스가 쓴 『그릿』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생도들의 훈련 과정을 예로 들며 그릿 정신을 설명한다. 선천적인 재능 혹은 천재성보다 목표 지향적인 정신, 포기하지 않는 끈기 혹은 투지가 성공과 더욱 큰 상관관계가 있음을 말한다.

그릿 정신을 해안 경계를 담당하는 신임 소대장인 필자에게 과연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았다. 저자가 제시한 수많은 개념 중에서 ‘회복탄력성’과 ‘목표 지향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점으로 필자의 삶에 적용할 수 있었다.

먼저 회복탄력성이란 크고 작은 역경을 마주했을 때 좌절하거나 절망하기보다 그 시련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야전에 첫발을 내디딘 신임장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기관을 빼고 군 경험이 극히 드문 필자 또한 야전에서 마주한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다. 이는 필자뿐만 아니라 대부분 신임장교가 전입 초기에 공통으로 경험하는 역경일 것이다.

누군가는 그 역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좌절하고 절망에 빠져 임무 수행 능력이 더욱 떨어질 것이다. 반면 누군가는 그 역경을 발판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이를 지켜나가면서 한층 더 발전된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 두 선택지 중에 고르라고 하면 모든 사람이 후자를 선택하겠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그리 쉽게 생각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 필자는 ‘신념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목표 지향성이다. 학창 시절 꿈을 이루는 데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를 얼마나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그 목표가 그저 목표에 그칠지 혹은 현실로 이루어져 더 큰 목표를 세우게 될지는 그 사람의 몫이다.

필자는 해안 경계작전을 담당하는 소대장으로서 두 가지 목표를 취임사에서 밝혔다. 첫째, 어떤 일이든 소대원과 함께하겠다. 둘째, 소대원과 함께할 때 반드시 솔선수범하겠다. 해안 소대장으로서 수색작전·매복작전·해안기동타격대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때 소대원들과 함께하게 될 것이다.

함께하고 솔선수범함으로써 소대원들이 자연스레 소대장을 따르게 되는 소대, 전시 상황이 됐을 때 소대장의 지시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소대를 만드는 것이 필자의 목표다. 부대원 모두가 끈기와 열정을 갖고 임무 수행에 임한다면 육군에서 지향하는 필승의 신념 혹은 임전무퇴의 기상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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