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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겨냥 ‘스타워스’ 선포… 우주 패권경쟁 ‘점화’

기사입력 2019. 09. 10   16:24 최종수정 2019. 09. 10   16:26

미국 우주사령부 부활의 안보적 시사점

2002년 폐지했다 17년 만에 재창설
군사체계 급소 우주 자산 보호
공군 내 설치됐지만 별도 운용

 
트럼프 “경쟁자 추격 따돌릴 것”
우주 군사적 대결 압도 의지 천명

 
인공위성 탑재 레이더 10년 내 배치
北 비핵화 견인 강력한 군사적 압박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둘째)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 우주사령부 창설 선포식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W. 레이먼드 사령관,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연합뉴스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우주사령부(Space command)를 폐지된 지 17년 만에 다시 창설했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창설식에는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며 미국은 경쟁자들의 추격을 큰 격차로 따돌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주사령부는 냉전이 끝나기 전인 1985년 최초로 창설된 바 있으며 9·11 테러 이후 상대적인 중요성 감소를 이유로 지난 2002년 폐지됐다. 미국이 현 시점에서 우주사령부를 부활시킨 것은 여러모로 흡사 냉전과도 같은 패권경쟁이 다시 시작됐음을 알리는 사건이다. 우주사령부 창설은 일차적으로 중국·러시아 등 미국에 도전하는 국가들이 미국 군사체계의 ‘급소’로서 위성 등 우주 자산들을 공격하고자 하는 시도에 대한 대응이기 때문이다.

우주는 전통적으로 강대국들의 경쟁의 장이었다. 우주에 대한 탐험과 도전은 국가의 경제력과 과학기술력, 나아가 군사적 잠재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돼왔다. 우주를 탐사하고 개척하는 능력은 방대한 경제적 기반과 첨단 기술력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발사체 및 위성 개발 등은 곧바로 군사기술로 전용될 수 있는 많은 기술적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가 점차 현대적 무기체계 및 지휘통제체제의 운용, 감시·정찰 자산 운영의 거점이 되면서 우주 공간을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활동이 계속 확대돼 갔다. 우주는 전 세계 네트워크망을 연결하는 연결점이 되는 동시에 광역의 전장을 감시하고 정찰하는 데 최적의 공간이 된다. 높이 날수록 멀리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중력의 공간에서 무한에 가까운 궤도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네트워크 중심전은 우주 자산의 운영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의존성은 군사적 취약성으로 연결된다. 재래식 군사력이 열세인 중국은 미국의 위성 체계를 공격함으로써 군사력 운영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방안을 강구해 왔다.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소위 중국식 점혈전(點穴戰)이다. 중국은 이미 1970년대부터 이러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시창(Xichang)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발사체를 이용해 노후한 자국 기상위성을 타격함으로써 적국의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시현한 바 있다.

이외에도 위성을 공격하기 위한 기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각종 전자전 공격과 사이버전,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나아가 레이저 무기 등이 위성 체계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동원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공격으로부터 위성을 포함한 우주체계를 보호하는 것은 현대전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됐으며, 우주는 결국 또 하나의 ‘전장 공간(war-fighting domain)’이 됐다.

우주 공간의 군사적 활용은 감시·정찰에서 방어로, 나아가 공격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주를 이용한 광역 감시와 정찰, 네트워크의 연결은 ‘장거리 정밀타격’을 가능하게 했고 그 결과 미사일의 시대가 도래했다. 전쟁사에서 창과 방패의 대결이 단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이 미사일 발전에 따른 대응으로 미사일 방어의 발전도 이뤄졌다. 나아가 미사일의 사거리와 속도가 증가하면 할수록 우주에서의 미사일 방어, 즉 우주 요격의 중요성은 커진다. 왜냐하면 가급적 빨리 미사일을 요격해야 할 뿐만 아니라 미사일은 정점 고도에 이를수록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종말 단계에서는 낙하 속도가 빨라 요격이 더욱 어렵다.

극초음속에 가까워 비행 중에는 물리적 요격이 어려운 미사일의 경우 결국 발사 전 공격을 통해 사전에 차단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된다. 이는 지상에 존재하는 발사체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 우주를 기반으로 한 공격 무기의 출현을 가져오게 되는데 여기서도 우주의 군사적 이점이 드러난다. 우주를 통한 공격은 전 세계 어느 지점이든 신속한 타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발사체 낙하 시 중력 가속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위성에서 전봇대 크기의 철심 하나를 낙하시키는 것만으로도 작은 핵무기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우주사령부 창설은 앞으로 예정된 우주에서의 군사적 대결 역시 미국이 압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주사령부는 미 공군 내에 설치된다. 그러나 공군과는 별도다.

공군의 문화와 사고방식, 인력배분 방식과는 다른 논리로 우주에서의 작전을 준비하고 관련 인원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지난 7월 의회 청문회에서 에스퍼 장관은 우주사령부 창설을 1947년 공군 창설에 비유했다. 당시까지 육군항공대로서 육군에 소속돼 있던 항공부대를 별도의 군으로 분리한 후에야 공군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공군 창설을 통해 비로소 ‘공중 영역에서의 작전 논리’ 그 자체만으로 군이 조직되고, 훈련되며, 양성될 수 있었다.

우주군이 공군의 하위기관으로 존재할 경우 ‘공중작전’에 중점을 둔 우주군 운영이 모색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무기 획득에서도 ‘항공 자산’과 ‘우주 자산’ 사이의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국가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제 미국은 우주 체계의 보호에만 전념하는 별도의 조직을 갖췄다는 메시지다.

미국의 우주사령부 창설은 한반도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함의를 가진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8월 31일 미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향후 미군이 인공위성 탑재 레이저 무기를 10년 이내에 실전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을 소개했다. 이 무기의 실전 배치가 이뤄질 경우 미사일을 발사 전과 발사 후 부상 단계는 물론 비행 중에도 매우 높은 정확도로 요격할 수 있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거의 무용지물이 된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압박이 하나 더 추가된 것이다.

지난 7월 프랑스 역시 2020년에 우주사령부를 창설할 것임을 선언했다.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전쟁 수행에서 우주에 대한 의존과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우주의 보호는 전승(戰勝) 보장을 위한 기본 전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둔 첨단 기술기반의 군사력도 여기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우주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경쟁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우리 나름의 대비책을 체계적이고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

설 인 효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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