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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로 주변 재비산먼지에 매연까지 ‘이중고’

기사입력 2019. 09. 09   16:45 최종수정 2019. 09. 09   16:55

<84> 도로변 미세먼지가 더 높다

서울시 교통연구소는 서울의 지역별로 측정소 주변 토지이용의 특성과 면적 차이에 따라 미세먼지 측정값의 공간분포가 다르게 나타났다고 분석했으며, 상업지역과 교통지역(대로변)은 미세먼지의 농도를 상승시키는 공간적 요인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사진=필자 제공


2018년 2월 국회에서 열린 미세먼지 대책 세미나에 참석해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주부가 일어나 “왜 어린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로 옆에 짓고 비싼 아파트는 도로에서 떨어진 곳에 짓나요? 아이들이 미세먼지에 더 큰 피해를 본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주부는 정확하게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구에 의하면 도로변에는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가 많다. 따라서 도로 주변에 사는 사람이나 학생들은 건강에 악영향을 받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도권대기환경청과 2018년 5월 4일부터 9일간 지역별 초미세먼지를 조사했다. 서울 신촌역과 이곳에서 북쪽으로 직선 209m 거리에 위치한 대중교통전용지구 유플렉스 광장을 대상으로 대기질을 비교 측정한 것이다. 그랬더니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9일 평균 신촌역은 51.2㎍/㎥, 유플렉스는 47.6㎍/㎥ 수준이었다. 미세먼지를 만드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도 유플렉스가 각각 37.2%, 44.5%로 더 낮았다. 그러니까 교통량이 많은 곳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다는 정량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교통량이 적은 곳에서 사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말이다. 당연히 교통량이 많은 곳은 도로 근처다.

서울시 교통연구소는 지역별로 측정소 주변 토지이용의 특성과 면적 차이에 따라 미세먼지 측정값의 공간분포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을 분석했다. 측정소 주변 반경 토지이용 형태를 고려한 결과, 첫째, 상업지역 및 교통지역은 미세먼지의 농도를 상승시키는 공간적 요인으로 판단됐다. 둘째, 활엽수림 등과 같은 식생지역은 미세먼지 농도를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니까 교통량이 많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더라는 연구다. 도로에서 100m 떨어지면 초미세먼지(PM2.5)가 7% 감소한다고 한다. 큰 도로 부근에 사는 사람들은 배기가스의 일산화탄소(CO)나 질소산화물뿐만 아니라 초미세먼지(PM2.5)까지 주의하며 살아야 한다.

“길을 걸을 때조차 도로 주변에서 멀리 떨어져 다니는 것이 좋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환경공단이 수도권 도로 내 미세먼지 농도를 ‘이동측정차량’으로 2019년 4월에 조사했다. 그랬더니 ‘나쁨(81㎍)’을 초과하는 지역이 334곳(30%)에 달했다. 특히 차량 운행이 많을수록 오염 농도가 높았다. 특히 대형 차량이 드나들고 공사 분진이 많은 공사장에서 가장 심했다. 놀랍게도 1000㎍를 넘는 도로가 많았다. 평택시 지산천로(1020㎍), 인천 서구 석남로(1593㎍),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로(1666㎍), 경기도 광명시 금오로(1880㎍),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천남로(2609㎍) 등이었다. 1000㎍만 넘어도 정말 나쁜데 2000㎍이 넘는 곳이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다.

도로미세먼지는 ‘도로 재비산먼지’로 불린다. 일반 미세먼지와 아스팔트·타이어·브레이크가 마모될 때 생기는 먼지가 합쳐져 만들어진다. 자동차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에는 카드뮴, 납, 크롬 등 중금속이 들어 있다. 대부분이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여서 건강에 매우 해롭다. 여기에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내뿜는 매연과 함께 비산먼지가 상승해 우리 몸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인하대병원 임종한 교수는 도로미세먼지가 나쁜 이유를 “보통 먼지는 코로 들어와 기관지 섬모를 통해 걸러지지만 자동차에서 만들어지는 초미세먼지처럼 입자가 작으면 섬모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몸에 들어온 초미세먼지는 호흡기 및 천식에 영향을 준다. 순천향대학의 양현종 등은 미세먼지가 천식에 주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초미세먼지는 눈과 코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폐로 직접 흡입돼 천식 발생과 악화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한다. 초미세먼지는 폐에 염증을 유발해 정상인에게서도 기침·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을 만든다. 천식과 같은 만성 알레르기 질환에서는 단기간의 노출만으로도 급성 기도염증과 기관지 수축을 유발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단기간에 다량 노출되거나 장기간 노출됐을 때는 만성적인 기도염증 유발로 폐기능 감소와 천식이 발생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로변을 지날 경우 급격하게 천식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평시에 도로변에 살면서 미세먼지에 장기 노출될 경우 천식 발생 위험도는 소아와 노인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일러스트=반윤미


[팁] “학교, 도로변에서 떨어져야 한다”
2018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린이가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학교와 놀이터는 번잡한 도로나 공장 또는 발전소 등 주 오염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에서도 도로변 미세먼지 농도가 아이들에게 매우 나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학교를 6∼10차선 대로변에 위치시켜 놓고, 미세먼지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토교통부·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야겠지만, 새롭게 만드는 학교나 어린이집은 미세먼지의 영향을 덜 받는 곳에 들어설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는 의견을 제시할 정도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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