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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병영칼럼] 지리산 종주

기사입력 2019. 09. 09   15:59 최종수정 2019. 09. 09   16:03


류 지 영 
해병대사령부 훈련관찰관·(예)해병준장


해발 1915m. 지리산은 우리나라 남한 지역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높다. 둘레는 경남·전북·전남 3개도에 걸쳐 800여 리나 되며,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로 지정돼 있다. 지리산은 노고단·반야봉·천왕봉의 3대 주봉을 포함해 1500m 이상의 큰 봉우리가 10여 개나 된다. 이러한 지리산의 장쾌한 주능선을 걷는 종주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며 흥분되는 일이다.

지리산 종주는 본래 화엄사에서 노고단으로 오른 후, 주능선을 타고 반야봉-연하천-벽소령-세석평전-장터목-천왕봉-대원사로 하산하는 약 45km의 화대종주를 말한다. 그러나 조금 편하게 차량으로 성삼재에 도착 후 노고단-천왕봉을 거쳐 백무동으로 하산하는 성백종주와 중산리로 하산하는 성중종주를 많이 한다.

종주 동안에는 수많은 종류의 나무와 제각기 다른 바위들과 이름 없는 풀과 들꽃들을 만난다. 힘에 겨워 걷기에만 바쁠 수도 있지만, 여유를 갖고 보기 시작하면 제각기 다른 모양새로 그 자리를 지켜온 그 하나하나가 큰 의미로 다가온다. 또한 맑은 하늘과 둥실 떠있는 구름, 저 멀리 병풍 같은 산등성이들과 운무, 진한 저녁노을을 보며 깊은 감동을 얻을 수 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지리산 종주의 적기는 여름이다. 주능선은 지상보다 10도 이상 낮기에 더위를 피하며 산행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지리산 종주는 체력적으로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야 하지만 북한산·도봉산을 오를 정도 되는 사람은 문제없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걸으면 오히려 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크고 작은 오르막 내리막 능선을 계속 걸어야 하기에 인내와 끈기는 절대 필요하다. 배낭이 무겁고 다리가 당기고 지쳐 힘에 겨운 상태가 된다. 때론 발이 무거워 한 걸음도 옮기기 어렵고 그냥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참고 견디어 내야만 한다. 동행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힘을 얻고, 준비한 물과 비상식량을 나눠 먹으며 조금씩 가다 보면 결국 완주하게 된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마지막 새벽,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보는 순간 모든 고생은 사라진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發源)되다’라는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최고의 추억이 될 사진을 찍으며 자부심을 만끽하게 된다. 힘들었던 만큼 보람이 남고 동행들과 돈독한 정이 쌓이며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의미가 된다.

필자는 지난 8월 피서를 겸해 지리산 종주를 했다. 오랫동안 버킷 리스트로 간직해온 지리산 종주의 목표를 해낸 것이다. 종주 중에는 괜한 고생을 하나 후회도 있었지만 성취감과 함께 큰 보람으로 남았고,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하고 싶어진다.

나는 누구에게나 지리산 종주를 권하고 싶다. 특히, 미래 큰 목표를 간직한 젊은이들, 살아가는 것과 하는 일의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들, 지금과 다른 무엇을 추구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번 나서보라고 권한다. 뭔가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동기와 힘을 얻고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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