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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 종교와 삶] 말의 힘

기사입력 2019. 09. 03   15:19 최종수정 2019. 09. 03   15:52

이 경 일 소령 해군3함대사령부 군종실장·법사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이르도록 우리는 수많은 ‘말[言]’ 속에서 살아간다. 다양한 언어생활은 인류와 동물을 구별하는 대표적인 차이점이다. 물론 동물도 간단한 신호 수준의 소통은 하지만, 인류의 언어생활과는 비교 대상이 못 된다.

말 한마디를 잘해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는가 하면, 말 한마디를 잘못해서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는 일도 있다. 똑같은 ‘칼’일지라도 의사가 쓰면 사람을 살리지만, 강도가 쓰면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과 같다. 말의 쓰임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는데 그 말의 씀을 좀 더 바르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우리의 움직임 또는 행위는 그 자체에서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 흔적을 남긴다. 이러한 행위는 잠재적인 에너지로 바뀌어서 상응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평소 내가 하는 말도 마찬가지다.

이런 말들을 한번 떠올려보자. ‘파괴하다, 죽이다, 상처를 주다, 질투하다, 우울하다’. 다음 말들도 생각해보자. ‘즐겁다, 성취하다, 응원하다, 특별하다, 용기를 주다’.

아마도 처음에 생각한 말들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비해 다음에 생각한 말들은 잔잔한 미소를 남겼을 것이다.

얼마 전 한 방송에서 아이와 어머니 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아이들이 눈을 가리고 공을 던지면 어머니가 그 공을 받는 게임이었는데,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어머니와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어머니로 나누었다. 실험결과는 꽤 큰 차이가 났는데 ‘괜찮아’ ‘할 수 있어’ ‘옳지’ 등의 긍정적인 말을 했던 어머니와 아이는 12개 이상을 성공한 데 비해 ‘아니야’ ‘안 되겠다’ 등의 부정적인 말을 했던 어머니와 아이는 7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로 인한 결과를 보여주며 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실험이었다. 우리는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 언어생활을 통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군대에서 우리의 언어생활은 어떤가? 나도 모르게 거친 말을 사용하고 있진 않은가? 법정 스님의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본문 중에 이런 글이 있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생각이 맑고 고요하면 말도 맑고 고요하게 나온다. 생각이 야비하거나 거칠면 말도 또한 야비하고 거칠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가 하는 말로써 그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말을 존재의 집이라고 한다.”

그릇이 더러워지면 아무리 훌륭한 음식이라도 담을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생각과 다른 말일지라도 습관처럼 하는 말로 인해 내 인품이 드러나고 결국 내 삶이 정해지게 된다.

‘난 모르겠다’는 책임 없는 말, ‘그건 해도 안 된다’는 소극적인 말, ‘네가 뭘 아느냐’는 무시하는 말을 많이 한다면 내 삶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보다는 ‘제가 하겠습니다’라는 능동적인 말, ‘대단히 고맙습니다’라는 감사와 긍정의 말을 한다면 우리의 삶 또한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다. 더 따뜻하고 긍정적인 말을 통해 내 삶이 더욱 밝고 아름다운 우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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