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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머리고지 발굴 유해는 ‘남궁선 이등중사’

맹수열 기사입력 2019. 08. 21   17:31 최종수정 2019. 08. 21   17:32

국방부, 신원 확인

육군2사단 32연대 소속
중공군 대대적 공습으로 전사
아들 DNA 등록이 결정적 역할

 
“추석 전 귀환행사 후 현충원 안장”
69세 아들 “꿈인지 생시인지… ” 감격  

지난 5월 30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뒤 21일 신원이 확인된 6·25 전쟁 전사자 고(故) 남궁선 이등중사의 생전 모습(위)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고 남궁선 이등중사의 유품.  국방부 제공


지난 5월 30일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완전유해 형태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밝혀졌다. 국방부는 21일 이 유해가 1953년 7월 9일 화살머리고지전투에서 전사한 육군2사단 32연대 남궁선 이등중사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궁 이등중사는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뒤 133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호국영령으로 기록됐다.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참전용사 유해 가운데는 지난해 10월 고(故) 박재권 이등중사에 이어 두 번째다.

고인은 1930년 7월 1일 강원도 홍천군 동면 월운리에서 1남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을 하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일찍 결혼해 1남1녀를 뒀던 남궁 이등중사는 23살의 나이로 1952년 4월 30일 조국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고인은 군인이 된 후 휴가를 한 번도 나오지 못한 채 나라를 지키다 정전협정 체결 18일 전인 1953년 7월 9일 전사했다.

매·화장 보고서(전사자 유해 매장 기록지)에 따르면 남궁 이등중사는 소총수로 철원 상석지구전투에 참가했으며, 1953년 7월 9일 화살머리고지를 향한 중공군의 대대적인 공습 때 105㎜ 포탄에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 가운데 오른쪽 팔 부분은 포탄 파편으로 인한 다발성 골절로 화살머리고지 내 전투 현장에서 먼저 발견됐고, 발굴 확장 작업을 통해 5월 30일 나머지 유해가 최종 수습됐다.

유해의 신원은 남궁 이등중사가 참전했을 당시 3살이었던 아들 남궁왕우(69) 씨가 지난 2008년 등록한 DNA를 통해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남궁왕우 씨는 유가족 시료 채취 홍보물을 보고 국군수도병원에서 직접 혈액검사를 받았다. 이후 11년 동안 애타게 아버지의 소식을 기다린 결과 2018년 9월 19일 남북 군사합의를 통한 유해발굴로 유해로나마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됐다. 남궁왕우 씨는 “지금 이 순간 아버지를 찾았다는 생각에 꿈인지 생시인지 떨려서 말을 하기 힘들다”며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여동생인 남궁분(83) 씨는 “지금이라도 오빠를 찾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남궁 이등중사의 유가족들이 추석을 함께할 수 있도록 귀환 행사를 추석 전에 거행할 예정이며,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번 사례로 다시 한 번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의 중요성이 확인된 만큼 채취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재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3만7300여 명으로 전쟁 이후 미수습된 유해 12만3000여 위, 수습됐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만 위 등 총 13만3000여 위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책무이지만 아직 12만여 명을 수습하지 못했고 수습한 1만여 명 또한 신원 확인을 하지 못했다”며 “우리의 호국영웅들을 가족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서는 유가족들의 유전자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총 1488점이며 유품은 4만3155점이다.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를 통해 군사적 긴장이 실질적으로 완화돼 66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돌아오지도, 다가가지도 못했던 DMZ 내 유해발굴이 가능했기 때문에 거둔 성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뢰제거와 기초발굴 중 발견되는 유해와 유품을 최고의 예우로 수습하고, 마지막 한 명의 호국 영웅까지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을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맹수열 기자 guns13@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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