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김성수 평론가의 대중문화 읽기

똑똑한 질문이 결국 판을 바꾼다

입력 2019. 08. 21   16:48
업데이트 2019. 08. 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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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날카롭고 지혜로운 ‘질문’은 협상 성공의 지름길



질문은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어서 대답을 찾는 일’이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끝없는 질문을 통해 호기심과 의문을 충족했고, 이를 통해 특허를 받은 발명품만 1300개에 달할 정도로 위대한 과학사적 업적을 남겼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계발하는 데 꼭 필요한 질문을 하는 ‘소크라테스 질문법’으로 철학사에 크게 기여했다.

이 같은 ‘질문의 힘’은 치열한 질의·응답과 협상 상대에 대한 공세가 펼쳐지는 협상장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질문을 통해 상대의 의도를 개략적이나마 이해할 수 있고, 상대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질문은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 오해를 없애고, 협상과 관련된 잡음이나 왜곡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미국의 협상가이자 변호사로서 경영전문지 『포브스』가 ‘협상 교육의 아버지’라고 칭했던 제라드 니렌버그는 대표작인 『협상의 기술』에서 “질문은 협상에서 정보를 확보하는 필수적 요소”라며 “질문을 통해 정확한 사실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협상의 성공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능한 협상가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과시하고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상황을 유리하게 하는 ‘듣는 기술’을 발휘한다. 협상학계의 실증연구에 따르면 국제협상에서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자신의 정보를 상대에게 노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협상 중 협상자가 불리한 상황에 빠질 경우 당황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다변형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정보를 수집하고 상황 판단을 하는 협상가가 성공적인 협상을 해내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의미심장한 질문들

질문은 관리될 수 있는 질문과 관리될 수 없는 질문으로 나뉜다. 관리될 수 있는 질문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정보를 얻거나, 상대방의 추가적인 질문에 대비할 수 있게 하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끈다. 반면 관리될 수 없는 질문은 어려움을 야기하거나, 자신이 정보를 제공해야 하거나, 대화를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게 한다. 이 경우 상대방을 화나게 하거나, 방어적이 되도록 해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의사를 갖지 못하게 만든다.

그런 측면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주의 깊고 진지하게 들으면서 그 이유와 증거에 주목하고 사물의 이면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관점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 질문법’은 협상장에서 매우 유용하다. 소크라테스 질문법은 ‘명료화를 위한 질문’ ‘전제를 탐색하는 질문’ ‘근거를 탐색하는 질문’ ‘견해와 관점에 대한 질문’ ‘함축과 결론을 탐색하는 질문’ ‘질문에 대한 질문’을 통해 토론하는 과정에서 협상 상대와 해법을 공유하게 만든다.


유용한 질문을 통해 협상 성공을 이끌라

협상가들은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난관에 봉착하거나, 지연되는 협상을 관리하기 위해 질문을 사용한다. 질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상대방의 욕구나 이해관계를 드러내게 한다. 특히 상대방이 숨기고 있는 전략적 이해관계나 협상의 우선순위를 엿볼 수 있고, 협상이 난관에 처했을 때 이를 타개할 지렛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협상학자인 샘 딥과 라일 수스먼은 1993년 저서 『무언가를 말해야 할지 알지 못할 때 던져야 할 질문들』에서 좋은 질문은 질문의 힘으로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이 초래한 효과나 결과에 직면하도록 유도하거나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상대가 ‘예, 아니요’ 식으로 단순하게 답변하지 못하게 하는 ‘열린 질문’, 상대방의 생각을 답변하도록 요구하는 ‘열린 질문’, 직설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 감정적으로 차분하고 공감을 일으키는 질문, 논리적 순서로 사전에 계획된 질문, 정보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질문,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질문, 특정한 분야나 상황에 초점을 맞춘 질문,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M&A,성공적으로 이끄는 7대 전략 


기업 인수합병(M&A)은 특정 기업이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소유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기업의 외적 성장을 위한 발전전략을 포괄한다. M&A는 치열한 협상을 통해 기업 간의 이익이 조율되며,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이 진행된다. 협상의 다양한 성격 때문에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 인수가격, 인수조건을 둘러싸고 인수 기업과 인수 대상 기업 사이에 다양한 갈등과 마찰이 나타나게 된다. 협상전문가인 로버트 엘로와 마이클 왓킨스는 저서 『인수합병 기술 다듬기』에서 성공적인 M&A를 위한 7가지 협상 전략을 제시했다.

1. 초기 우호적인 연성(Soft) 협상 전략에서 점차 까다로운 경성(Hard) 협상 전략으로 전환하라.

2. 정보의 덫에 주의하고, 협상 실패나 잘못된 협상이라고 판단될 때는 실패를 인정하고 과감하게 탈출하라.

3. 가격 협상은 면밀한 실사 후 가능한 한 늦게 개시하는 것이 좋다.

4. 단일창구보다는 다양한 협상 채널을 활용해 협상하라. 일부 협상 채널은 우호적 인물(Good-Guy) 역할을 담당하고, 다른 협상 채널은 악역(Bad-Guy)을 담당해 상대와 협상하라.

5. 시간은 협상의 적이다. 최대한 빠르게 임시계약·본계약을 체결해 협상을 종결하는 것이 득이 된다.

6. 상대의 협상 우선순위를 파악하라. 대부분 상대가 나와 협상 우선순위가 같으리라고 착각한다. 상대의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7. 최대한 상호이익을 나누는 윈윈 협상을 해야 한다. 파괴적 협상전략보다는 호혜적 협상전략을, 경쟁적 협상전략보다는 공조적 협상전략을 써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김홍국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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