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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봉 한 주를 열며] 부대는 내 가정, 부대원과 전우는 내 가족

기사입력 2019. 08. 16   16:20 최종수정 2019. 08. 18   10:40

안재봉 연세대 항공전략연구원 부원장·(예)공군준장


“여러분이 마주하고 있는 용사는 누군가의 단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입니다.” 


얼마 전 모 합동부대를 방문했을 때, 면회실 접수창구에서 필자의 눈에 들어온 문구다. 순간 필자가 군 생활 중에 체험했던 경험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 지나갔다.

필자가 공군○○사령부 근무지원단장으로 재직할 때의 일이다. 취임사에서 「행복한 근무지원단」을 표방하며 ‘부대를 내 가정같이, 부대원과 전우를 내 가족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랬더니, 당시 일부 부대원이 “작전부대를 지원하는 부대는 24시간 완벽한 작전지원태세를 유지해야 하므로 항상 바쁘고 힘이 드는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런데도 필자는 역발상으로 가화만사성을 기조로, 우리 부대는 하나의 가정이고 부대원과 전우는 한 가족으로서 모두가 소중한 형제이고 자매라고 강조했다.

가정은 가장 작은 사회적 집단이지만, 가장 강한 공동체다. 또한 가정은 동일한 건물, 동일한 가재도구, 동일한 시설물 등이 구비돼 있는 공간에서 생활할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같은 가치와 규범을 통해 의식주를 함께하면서 형성된 생활공동체다. 부대원과 전우는 같은 지역에서 병영시설을 이용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먹는 음식도 같을 뿐만 아니라 군복이라는 유니폼을 입고 있어, 어찌 보면 가정보다 더 끈끈한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부대를 하나의 가정이라고 생각하면 지휘관을 중심으로 모두 형제자매가 될 수 있는데, 거기에서 어떻게 병영 비리가 생기고 가혹행위와 구타 등 병영 악습이 발생할 수 있겠는가?

처음에는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반신반의했던 부대원들의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는데, 그 전환점이 5월 ‘가정의 달’이었다. 필자는 가정의 달을 맞아 그동안 통상적으로 가을에 실시해 왔던 체육대회를 5월에 열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우리 가정의 축제이니, 가족(장병)들이 좋아하는 삼겹살 등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해 필수 작전지원 요원을 제외한 전 부대원이 참석한 가운데 친교 시간을 갖자고 하면서, 가장(家長)의 마음으로 관련 참모에게 사비(私費)를 건네주었다. 체육대회는 성공적으로 종료됐고, 이후 부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부대원이 일심동체가 됐고, 병사들의 사기는 충천했으며, 각 제대 지휘관과 주임원사들을 중심으로 ‘나’보다는 ‘우리’를 앞세우는 새로운 병영문화가 형성됐다.

작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부대원의 화합과 단결을 끌어내 완벽한 작전지원태세를 확립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기술과 평화·번영 시대에 요구되는 강한 국군상 확립과 사기충천한 선진 병영문화 창달을 위한 새롭고 창의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는 이유다. 끝으로,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도 전후방 각지에서 완벽한 대비태세 유지와 훈련에 여념이 없는 국군 장병 여러분의 노고에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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