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대한민국 군함 이야기

[군함이야기] 20여 개 목표물 동시 대응 가능 ...대한민국 대표 함정

윤병노

입력 2019. 08. 02   16:51
업데이트 2019. 08. 0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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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세종대왕함 2008년 취역 

세계 5번째 이지스함 보유 국가 올라
2년 간격 2·3번함 잇따라 취역

북 발사 미사일 탐지·추적 ‘일등 공신’
해군 위상 선진국 수준 높여
다국적 훈련서 해상전투 지휘관 임무
 

우리 해군의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해상 전술기동훈련 중 5인치 함포를 발사하고 있다.
우리 해군의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해상 전술기동훈련 중 5인치 함포를 발사하고 있다.

  
“우리가 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스스로 힘을 함부로 쓰지 않으면 평화를 유지할 수 있고, 아무리 평화를 지키고자 해도 스스로 평화를 지킬 능력이 없으면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 이제 우리 스스로를 확실히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야 하며, 가장 상징적인 전투능력이 오늘 이지스로 표현되고 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5월 25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거행된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DDG: Guided Missile Destroyer) 1번함 진수식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 해군은 이날 이 함정을 ‘세종대왕함’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1년7개월이 흐른 2008년 12월 22일 세종대왕함이 취역했다. 이로써 한국형 구축함 3단계 사업(KDX-Ⅲ: Korean Destroyer eXperimental, Phase-Ⅲ)이 첫 열매를 맺었으며,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이지스 구축함 보유 국가에 올랐다.

어떤 무기도 막아낼 수 있는 ‘신의 방패’

이지스 구축함은 이지스 전투체계(ACS: Aegis Combat System)가 핵심이다.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의 방패 아이기스(Aegis)에서 유래했다. 이지스는 아이기스의 영어식 발음이다. 이 방패는 번개를 막아낼 만큼 튼튼하며, 흔들면 천둥·번개가 치고 폭풍이 휘몰아쳤다.

미국 해군은 이 방패의 이름을 따 1970년대 개발한 전투체계를 이지스로 불렀다. 1983년 1월 22일 최초로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한 타이콘데로가(Ticonderoga)급이, 1991년 7월 4일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이 취역했다.

우리 해군은 1985년 한국형 구축함 1단계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지스 구축함 도입을 추진했다. 해군이 제기한 소요가 1995년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JSOP)에 반영되면서 한국형 구축함 3단계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해군은 1996년부터 개념설계를 진행했다. 2001년 현대중공업과 기본설계 계약을, 2004년 상세설계 및 함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07년 5월 25일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선도함이 바다에 띄워졌다.

해군은 우리나라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국방을 강화했으며, 국민적 호감도가 가장 높은 세종대왕을 함명으로 부여했다.



무장 겹겹 배치 광역 대공 방어능력 확보

세종대왕함은 전장 166m, 전폭 21m 규모다. 5인치 함포와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1문, 장거리 대공유도탄(SM-2), 단거리 대공유도탄(RAM), 대함유도탄(해성), 어뢰, 대함유도탄기만체계(DAGAIE), 어뢰음향대항체계(TACM)를 장착했다. 해상작전헬기 2대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가스터빈 4기를 갖춰 큰 덩치에도 최대 30노트(시속 55.5㎞)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더불어 가스터빈 발전기 3기를 보유해 대당 3000㎾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탐지센서·지휘통제체계·무기체계로 구성된 이지스 전투체계는 목표물 탐지·추적, 전투 명령, 교전 등의 전투행동을 일괄적으로 통합한 시스템이다. △ 각종 탐지센서와 데이터링크로 획득한 정보를 전시체계로 제공해 지휘결심을 지원하고 △ 교리에 따라 전술상황을 통제하며 △ 동시다발 상황(대공·대함·대잠·대타격전)에 대처하도록 한다.

이지스 전투체계의 핵심은 고정식 다기능 위상배열 스파이(SPY)-1D(V) 레이더다. 세종대왕함은 이 레이더를 4개 면에 부착했다. 약 1000㎞ 범위 내에서 1000여 개의 표적을 탐지·추적해 20여 개의 목표물에 동시 대응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은 사거리가 다른 무장을 겹겹이 배치해 다층 대공 방어능력을 갖췄다. 128셀의 수직발사기(VLS)는 다양한 무장 장착이 가능하다.

이러한 광역 대공 방어능력은 육상의 고정식 레이더와 비교해 생존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운용 폭도 넓다. 이를 바탕으로 공군 작전과 연계해 한층 두터운 대공 감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의 항공요격통제관(AIC)은 스파이 레이더로 종합한 정밀 표적정보를 활용해 우군 항공기를 동시다발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한국형 구축함 3단계 사업은 2010년 9월 1일 율곡이이함이, 2012년 9월 1일 서애류성룡함이 취역함으로써 완료됐다. 3척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대양해군의 기치를 내건 우리 해군의 대표 함정으로, 국가안보 수호 전략무기체계로 자리 잡았다.


우리 해군 위상 선진국 수준 격상 기여

세종대왕급은 광역 대공 방어능력을 바탕으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탐지·추적의 ‘일등 공신’이다.

세종대왕함은 2009년 4월 5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 직후 탐지했으며, 2012년 12월 12일에는 미사일 발사체의 분리·추락과 낙하지점을 정확히 추적했다. 이를 통해 해군은 이틀 만에 미사일 잔해를 인양했다.

세종대왕급의 정밀한 함포통제시스템은 2010년 7월 미국 하와이에서 전개된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 세종대왕함이 함포 사격 최우수 함정인 ‘탑건(Top Gun)’에 선정되는 밑거름이 됐다.

세종대왕급은 우리 해군의 위상이 선진국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올라서는 데에도 기여했다. 세종대왕함 취역 이전 우리 해군은 RIMPAC에서 3~5개국 규모의 다국적 해군 수상전투단 지휘관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2014년부터는 6~8개국 해군과 미국 항공모함·상륙강습함이 참가하는 항모강습단(CSG)·원정강습단(ESG)의 해상전투 지휘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글=윤병노 기자/사진=해군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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