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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문화산책] 어머니의 사랑으로 만든 나라, 대한민국

기사입력 2019. 08. 01   16:08 최종수정 2019. 08. 01   16:09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지난달 칼럼에서 나라를 지켜온 우리의 아버지를 이야기하고 나서 어머니 이야기를 하겠다고 예고한 뒤 한 달 내내 나는 어머니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나의 어머니는 내 삶의 터전이자 나를 만들어 주신 분이다. 유년 시절, 아버지의 훈육을 들어야 하는 고통에서 나를 늘 해방해 주신 분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신, 당시 흔치 않은 여성 인텔리였다. 반면 아버지는 유교 전통이 뿌리 깊은 고리타분한 집안이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자유분방했던 친정과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도 결코 여유로움을 잃지 않으셨다. 또 어머니가 아버지의 강력한 고집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보다 강한 자유로운 생각의 유연함을 배웠다. 그리고 그것은 내 인생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대한민국의 모든 자식에게는 이렇게 어머니에 대한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다.

6·25전쟁 후 지난 70년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이 땅의 가정을 지키며 아이들을 길러낸 건 오롯이 어머니들의 몫이었다. 아버지들이 이 땅의 하드웨어를 세우는 데 분주했다면, 이 땅의 어머니들은 소프트파워를 만드는 주인공이셨다.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며 가족을 위해, 사회를 위해, 나라를 위해 저마다의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풍부한 콘텐츠를 아이들에게 가득 채워주셨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자라 선진국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자신의 삶에서 모든 자양분을 뽑아 현대 인류 100년사에 길이 남을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어 내셨다.

우리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뿌리내려 준 소프트파워의 근간은 사랑이다. 그것도 보편적인 사람에 대한 애정이 근본이었다. 이웃의 아이도, 내 아이도, 내 아이의 친구도 모두 소중한 이 땅의 아이들로 사랑해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위대한 것인지를 배울 수 있었고, 우리 사회는 ‘함께 행복한 포용사회’를 지향하는 국가가 됐다. 어머니의 어머니를 통해 세대를 이어 내려온 이 소중한 교훈은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됐고,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가장 강력한 미래의 자산이 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는 혁명의 시대, 팬덤의 시대다. 최근 6세 꼬마 유튜버 보람이가 1700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고 월 37억 원의 광고비를 유튜브에서 받는다는 놀라운 뉴스가 화제가 됐다. 지상파 방송국에 버금가는 광고수익이다. 방탄소년단(BTS)이 유튜브를 통해 세계 최고의 팬덤을 가진 아이돌이 됐다는 건 이미 오래된 팩트다. 핑크퐁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상어 송’이 유튜브에서 120억 뷰를 기록하며 빌보드차트 32위에 오르는가 하면, 넷플릭스에서 만든 우리 영화 ‘킹덤’에 등장한 조선시대 모자 ‘갓’에 엄청난 팬덤이 형성된다. 이 팬덤을 만드는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다. 대한민국은 어떻게 세계적인 킬러 콘텐츠를 만들게 되었을까. 그 힘의 원천은 오랫동안 축적된 사람에 대한 따듯한 배려와 관심, 바로 어머니가 자식에게 뿌리내려 준 사랑의 힘이다. 팬덤의 시대라면 사람이 답이다. 우리 어머니들의 위대한 사랑은 미래까지 내다본 것일까. 오늘따라 어머니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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