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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군사충돌은 시간 문제”

입력 2019. 07. 30   16:41
업데이트 2019. 07. 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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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화제- 전운이 감도는 중동


미국, 새로운 방법의 비밀작전 착수
항모·폭격기 등 이미 이란 인근 집결
2020년 대선 후 실제 군사작전 예상
민간피해 최소화한 형태로 진행될 듯 

 

 출처=미 국방부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Photos/)
출처=미 국방부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Photos/)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대공미사일 공격으로 격추된 미 해군 RQ-4A 글로벌호크 고고도무인정찰기의 비행 모습.  출처=미 해군 홈페이지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대공미사일 공격으로 격추된 미 해군 RQ-4A 글로벌호크 고고도무인정찰기의 비행 모습. 출처=미 해군 홈페이지

이란의 연이은 군사도발로 중동지역에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결사항전을 외치는 이란과 중동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미국의 움직임으로 인해 이제 양국 간의 군사적 충돌은 시간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이미 미국의 이란 공격은 시작됐으며 이것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벌이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한다.

지난 6월 20일 새벽(현지시간), 이란군 이슬람혁명수비대(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 이하 IRGC)는 3발의 코르다드(Khordad) 자주식 지대공 요격미사일(SAM)을 발사해 미 해군의 RQ-4A 글로벌호크 고고도무인정찰기를 격추했다. 이란의 이번 군사도발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 해상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된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한 이후 발생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과거와는 다른 전쟁 형태

문제는 평소 이란 문제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적인 군사행동 실행 직전에 살짝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일부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당시의 결정이 미국의 적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동안 미국이 적국의 도발 혹은 테러에 대해 보여 왔던 일관된 군사적 대응(보복작전)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미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전쟁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전례 없는 ‘말살(obliteration)’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7월 18일(현지시간)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 중이던 미 해군 강습상륙함 USS 복서(LHD-4)가 약 914m까지 근접해 적대적 행위를 한 이란 무인정찰기를 파괴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국민과 자산, 국익을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국제 수역에서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은 물론 국제 교역의 자유를 위협하는 이란의 적대적 행동을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중동지역에 증강 배치되고 있는 미군의 군사력을 근거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전례를 찾기 힘든, 새로운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정부 관리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의 새로운 요구에 따라 미국의 정보기관과 군이 전면적인 재래식 전쟁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이란을 굴복시킬 수 있는 비밀작전에 착수했다고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그림자 전쟁(shadow war)’으로 알려진 일련의 비밀군사작전을 의미하며 컴퓨터 네트워크 해킹을 통한 광범위한 사이버전, 국가 통신망 및 전산망 교란, 다양한 형태의 심리전과 선전전, 사보타주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다수 미군 관계자들은 “선전포고만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이미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다. 미군 사이버 사령부는 지난 6월 20일 이란의 정보기관 및 정부 전산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실시한 바 있으며 이것은 미국이 이란을 대상으로 현재 진행 중인 광범위한 비밀작전 중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 NYT와 AP통신의 주장이다.

물론 미국은 서방세계의 유조선을 억류하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는 이란에 대해 그림자전쟁만으로 굴복시킬 의사가 전혀 없다. 실제로 이란을 공격하기 위한 미국의 준비 역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항공모함전단과 B-52 폭격기 등 이미 충분한 수준의 군사력이 이란 인근에 집결했고 7월부터는 F-22 전투기를 포함하는 추가병력 역시 속속 증원되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은 2020년?


그렇다면 실제 군사작전은 언제쯤 시작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대다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2020년 미국 대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한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쟁을 굳이 일으킬 이유가 전혀 없다는 분석이다. 일전을 불사하며 전의를 고취하고 있는 이란을 지금 당장 공격하기보다는 그림자전쟁을 통해 충분히 압박한 이후에 공격해도 문제없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대다수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벌어진다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전쟁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단순히 최첨단 무기의 경연장이 아닌 그동안 미국이 야심 차게 준비해온 새로운 개념의 전쟁이 이란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례로 선전포고 및 개전 선언 이후에도 과거와 같은 대규모 공습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불필요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군사작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광범위한 사이버전쟁 즉 정보 차단과 통제를 통해 정권 지지기반을 뒤흔드는 다양한 형태의 심리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상군의 투입은 가장 마지막에, 군사적 표적에 대한 선별적인 타격과 지휘부에 대한 정밀공격이 충분히 이뤄진 이후에 최소한의 형태로 진행될 것이며 투입되는 병력 역시 미군보다는 이슬람국가 연합군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미군이 이란 국민들을 직접 해방하는 것이 아닌, 이란 국민들 스스로가 민주공화정을 수립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번 전쟁의 궁극적 목표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처럼 현재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상황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무력 충돌은 과거와는 달리,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군사 전문가들과 군사 동호인들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대결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계동혁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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