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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러시아 군용기 영공침범을 통해 본 한반도 안보정세

기사입력 2019. 07. 28   15:10 최종수정 2019. 07. 28   15:22

문 성 묵 

(예)육군준장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 전폭기 각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진입한 데 이어,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A-50) 1대는 우리 영토인 독도 상공을 침범했다.

타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 공군은 즉각 출격하여 러시아 군용기를 향해 경고통신을 했지만 응답이 없자 360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측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러시아 측은 당초 기기 오작동에 의한 것이며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가 이후 영공침범 사실을 부인하고 우리 전투기가 자기들의 정상적인 비행을 방해했다며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자기 영토인 독도 상공에 한국 전투기가 출격 대응했다고 항의하는 어이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사태가 우리 안보상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살펴보려 한다.

첫째, 이번 사태는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으로 미국과 일본에 공동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팽창을 막기 위해 일본 등과 함께 인도·태평양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에는 무역 등 전방위적인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러시아 또한 미국과 대척점에 서 있다. 동해에서 중·러 전폭기의 연합비행은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과 일본이 계속 중국을 압박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힘을 합쳐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역량을 과시한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에 치중하면서 자기 편에 서지 않는다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다. 향후 실제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여 정보수집과 군사작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행태는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

둘째, 이번 사태는 한반도 주변의 힘의 공백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한·일 간 갈등으로 한·미·일 3각 안보협력도 다소 느슨해진 그 틈새를 노렸다는 점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독도 영공을 침범하여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을 부추겨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느슨하게 만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점이다.

셋째, 이번 사태에서 보여준 중국과 러시아가 보이고 있는 비상식적인 행태다. 러시아 측은 우리 영공침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우리 전투기가 과잉반응했다는 억지 주장을 하면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양국은 공히 방공식별구역 침범에 대해 자기들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방공식별구역 내에서 비행의 자유를 누린다고 강변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주변국 관심은 국익뿐이다. 우리의 국익을 지키려면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 우리 안보의 기초는 한미동맹이다. 연합억제력을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협력도 공고히 해야 한다. 자위역량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민통합이 중요하다. 우리 군은 한치도 힘의 공백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위기이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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