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5-3=2+2=4 법칙

입력 2019. 07. 24   16:58
업데이트 2019. 07. 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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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 권 소령 
육군17사단 화생방지원대장
김 수 권 소령 육군17사단 화생방지원대장

얼마 전 SNS에서 우연히 고(故) 황수관 박사의 짧은 강연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우리 젊은 용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황 박사는 몇 년 전까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바람 박사표’ 웃음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건강을 되찾게 해주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분이다.

당시 강연에서, 황 박사는 화이트보드에 ‘5-3=2+2=4’라는 수학공식을 썼다. 청중들이 수학공식을 보고 의아해하는 순간, 황 박사는 “오해를 세 번만 생각하면 이해가 되고, 이해를 두 번만 하면 사랑이 된다”며 공식을 풀이했다.

강연을 들은 후, 녹색 견장을 어깨에 달고 백 명이 넘는 부하를 지휘하는 지휘관으로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이 공식을 우리 병영문화에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직도 우리 병영에는 많은 숙제가 놓여 있다. 선진 병영, 건강한 병영 등을 외치며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러운 일들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해’의 결핍에 있지 않을까. 개인주의화 돼가는 현대인들에게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군에서 ‘이해’는 병영문화의 핵심 키워드이다.

이해와 오해! 고작 한 글자의 차이지만 그 의미와 해석에서 큰 차이가 있다. ‘풀다, 깨닫다’라는 ‘해(解)’를 포함하는 두 단어가 앞 한 글자에 따라 상반된 의미를 갖는다. 바르게 풀어내느냐, 그릇되게 풀어내느냐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 된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쌓이는 작은 오해들이 갈등이 되고, 때로는 분노를 일으키게 하고, 결국은 큰 화를 불러오는 경우를 자주 경험한다.

지금 이 순간도 지휘관으로서 많은 장병과 함께 부대끼며 생활하고 있다. 과거에는 부대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자를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먼저 질책하기 바빴지만, 강연을 들은 후에는 왜 그랬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먼저 생각해 최대한 장병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더 큰 피해와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라는 속담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먼저 군인의 길을 걸어온 선배 전우로서 우리 장병들을 거듭 이해한다면, 병영생활에서의 사고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 믿는다. 나부터 배려와 존중, 감사의 언어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지휘관이 돼야겠다고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옆 전우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면 세 번의 생각으로 이해하고, 이해를 사랑으로 승화시킨다면 우리가 꿈꾸는 밝고 건강한 병영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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