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이영찬 기고] 퇴계 이황의 경(敬)을 실천하자

입력 2019. 07. 17   15:17
업데이트 2019. 07. 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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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찬 
육군32사단 행정부사단장·대령
이 영 찬 육군32사단 행정부사단장·대령

퇴계 이황은 성리학을 체계화하고 발전시켜 ‘동방의 주자(朱子)’라고 불리는 조선의 대학자다. 청렴한 공직자이자 훌륭한 교육자·사상가인 그를 우리 국민은 매우 존경하는데, 필자는 무엇보다 그가 평생 경(敬)의 태도를 실천하는 훌륭한 인격자의 모범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경을 “선한 본성을 기르고, 그것을 항상 깨어있게 하며, 내 마음을 돌이켜보아 스스로 경계하고 삼가는 것”이라고 했다. 즉, 인간 본래의 착한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그릇된 마음이 스며들지 않도록 항상 정신을 집중하고, 몸가짐을 단정히 하며, 엄숙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퇴계의 핵심사상인 경은 5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인간존중을 강조하는 인권의 형태로 부활하고 있다. 특히 차별과 편견, 갑질, 성폭력 등 우리 사회의 병폐를 치유하려면 도덕성 회복을 외치는 경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퇴계의 경 사상을 오늘날 우리 군에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첫째는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는 것이다. 존중이란 상대를 높여 귀하게 대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 배려는 여러 마음을 써서 보살피고 도와주는 것이다. 자신의 것만 챙기지 말고 타인이 원하는 것도 생각하고 양보하며 들어주는 것이다. 부대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창의적인 대안과 방법을 함께 고민할 때 부대가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

둘째는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편견이란 한쪽으로 치우친 공정하지 못한 생각이나 견해를 말하는데, 그것에 사로잡히면 이중 잣대를 가지고 모든 사물을 부정적으로 본다. 차별 또한 둘 또는 여럿 사이에 차등을 두어 구별하는 것으로서, 사람은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군 구성원들은 나이, 학력, 성격, 종교,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수준, 가정교육과 생활습성 등이 서로 다르다. 개인의 특성에 따라 군 생활 적응과 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점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인 것만을 강조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개인별 특성을 파악해 수준에 맞게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는 인권존중의 병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인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기본적 권리를 말한다. 인권존중은 오히려 지휘관에 대한 자발적 충성과 복종심을 유발해 지휘권을 강화하기도 한다. 군에서는 휴식시간과 진료권 보장, 사적 지시 금지 등 10대 기본권을 정해 실천하고 있다. 병영에서 지휘관은 인권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없는지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교육하며, 소원 수리 시스템도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평생 심신을 올바르게 하고 타인을 예로 대함으로써 인간존중을 실천한 퇴계의 정신을 일반 사회뿐만 아니라 우리 군에서도 이어받아 화합·단결된 부대를 만듦으로써 강하고 자랑스러운 군을 건설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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