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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냥을 통해 본 소부대 전투기술의 중요성

입력 2019. 07. 12   16:08
업데이트 2019. 07. 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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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령 김일수

육군11사단 교육훈련참모처

올해는 한국의 전통 민속문화인 매사냥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매사냥은 약 10년 전 한국을 비롯해 11개국이 참여해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동 등재했다. 여러 국가의 노력으로 지금은 13개국으로 확대됐고, 국제사회에서 세계유산을 지켜낸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세계유산이 우리 역사에도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고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삼국 시대에 크게 성행했다고 전해지며, 고려·조선 시대에는 응방(鷹坊·매의 사육과 사냥을 담당한 부서)이라는 관청이 추가로 운영됐다고 한다.

매사냥은 사냥을 지휘하는 응사(鷹師·사냥에 쓰는 매를 기르고 부리는 사람)로부터 시작된다. 응사가 원하는 방향에 따라 하늘로 날아올라 높은 곳에서 사냥감을 감시하다가 사냥감을 발견하면 거리를 좁히며 주위를 맴돈다.

그리고 중력가속도를 이용해 시속 320㎞로 신속하게 하강해 사냥감을 낚아챈다. 매서운 기세로 사냥감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사냥술에서 군인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차가 발휘하는 소부대 전투기술이다. 전차는 전차장·포수·조종수·탄약수로 편성된 승무원들이 탑승해 운용하는 장비다.

전차장은 매를 부리는 응사와 같이 전 승무원의 작은 움직임까지 아우른다. 먼저, 승무원들은 직책별로 조준경·쌍안경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적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적을 식별하면 전차장의 통제 아래 조종수는 은폐물을 활용해 진지를 점령하고, 탄약수는 약 30㎏의 탄약을 들어 올려 주포에 장전한다. 포수는 식별한 적을 조준하고 전차장의 명령에 따라 사격한다. 눈 깜빡할 사이에 식별된 적은 완전히 파괴된다. 이 모든 행동이 8초 안에 이뤄진다. 이들은 전장에서 똑같은 행위를 계속 반복한다.

욤 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쯔비카 중위는 전차 소부대 전투기술을 발휘해 시리아 전차 40여 대, 약 1개 전차대대 규모의 적 전차를 모두 파괴하기도 했다. 이것은 우리가 왜 소부대 전투기술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투의 승리는 소부대 전투기술의 발휘에서 시작된다. 이는 검의 예리한 칼날이자 창끝이다.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 반영 등 우리 안보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 로마의 전략가인 베게티우스는 말했다.

급격한 변화에도 우리 군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 군이 존재하는 이유다. 우리 군은 변함없이 조건반사적으로 전투기술이 발휘되도록 항시 훈련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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