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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승용 기고] 멘티를 통해 배우다

입력 2019. 07. 12   16:10
업데이트 2019. 07. 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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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승용 육군기계화학교 주임원사
천승용 육군기계화학교 주임원사

 

상무대 군인아파트 인근 지역에 삼계고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1967년도에 설립돼 상업계열 고등학교로 운영하다 학령인구 감소, 사회의 전반적 흐름, 상무대라는 특성을 잘 활용해 2011년도 대한민국 최초의 부사관 특성화 학교로 개편했다. 개편 이후 상무대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학생들과 5개 전투병과학교 주임원사들로 구성된 인원으로 멘토들을 구성하고 학생들의 생활지도·진로상담 등을 진행하며 부모와 자식 관계를 맺었다.

지난달 나는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된 ‘멘토와 함께하는 현장체험’에 참여하기 위해 이 학교 1·2학년 학생, 교사 등과 제주도로 떠났다.

첫째 날 목포에서 페리에 탑승했을 때 갑판과 객실에서 사진촬영과 수다 등으로 한껏 들떠 학업과 기숙사 생활의 피로를 모두 바닷바람에 날려 보내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제주 방문은 문화관람, 올레길 탐방, 한라산 등반 등의 일정으로 이뤄졌으며 이 일정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관람장에서의 질서 정연함,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환하게 인사하는 윗사람에 대한 예의, 한라산 등반 중 힘들고 지친 친구를 부축해 함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협동심은 주변에서 지켜보는 이들에게 군의 미래를 책임질 당당한 간부후보생이라는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들이 올바른 품성과 전문성, 사심 없이 책임을 다하는 헌신을 통해 미래 육군의 리더상이 정립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저출산으로 인한 입대 자원의 감소, 점차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우리 군엔 우수한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 우수한 자원이란 고가의 장비를 다룰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의 증가와 사회적 상황, 학교에서 다 가르치지 못하는 인성교육은 군 조직을 강한 군대로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흔히 군대가 인성교육 최후의 보루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삼계고등학교 학생들이 보여준 긍정적인 행동의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교육 여건과 방법 등도 중요한 역할을 했겠지만, 멘토링을 통한 많은 대화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정 중 학생들을 바라보며 다른 학교 주임원사들과 많이 대화하면서 미래의 주역인 초급 부사관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를 의논하고, 우리 부대 초급 부사관들과도 대화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토로했다. 멘토인 주임원사들도 멘티인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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