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성공으로 가는 협상 전략

역사상 가장 멍청한 부동산 거래

입력 2019. 07. 10   16:24
업데이트 2019. 07. 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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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알래스카 매매’, 가치를 파악하고 협상을 성사시키다


미국의 49번째 주인 알래스카는 과거 러시아의 영토였다. 면적 171만8000㎢로 미국의 단일 주 중에서 가장 큰 알래스카는 1741년 덴마크의 탐험가 비투스 조나센 베링이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러시아 제국의 영토로 편입된 알래스카는 제정 러시아 정부를 대신해 러시아아메리카회사가 관리를 맡아 왔다. 미국은 1867년 윌리엄 스워드 국무장관이 중심이 돼 알래스카를 러시아로부터 720만 달러에 매입하는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이 땅을 미국의 영토로 편입시켰다.

알래스카는 양국 간 매매 이후 석유, 천연가스, 석탄, 금, 아연, 은, 구리, 모래, 자갈 등 풍부한 광산물이 발견되고, 관광수입 급증으로 미국에서 가장 잘사는 주 중의 하나가 됐다. 이에 따라 알래스카 매매 협상은 국가 간에 이뤄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협상 중 하나로, 미국과 러시아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래스카는 풍부한 광산물과 관광 수입으로 미국의 보물이 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모습.
알래스카는 풍부한 광산물과 관광 수입으로 미국의 보물이 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모습.


러시아, 지정학적·경제적 어려움으로 알래스카 매각 결정

러시아는 매매 당시 알래스카에 대해 냉철하게 객관적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인간이 살기 어려운 혹독한 기후환경, 러시아 본토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물자 수송이나 사람의 왕래가 어려운 교통 문제와 지정학적 상황, 러시아 영토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원주민들의 격렬한 저항 등 알래스카를 운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발생했다.

매매의 결정적 요인은 크림전쟁으로 인해 재정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러시아의 경제적 상황에서 발생했다. 크림전쟁 패배 이후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던 러시아는 사실상 얼음 땅이어서 쓸모없다고 판단한 알래스카를 팔기로 했다. 더구나 캐나다를 장악하고 있던 영국군이 알래스카를 침략하려 한다는 정보가 속속 입수되자, 러시아는 알래스카가 영국에 점령당하기 전에 작은 액수라도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것이 낫다는 판단 아래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국력이 급부상하던 미국과 호의적인 관계를 형성하려는 외교적 목적도 이러한 매매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스워드는 이 같은 러시아의 상황을 간파하고, 알래스카 매매 협상에 나섰다. 1876년 협상에서 최종 결정된 매매가격은 720만 달러였다, 즉 1㎢당 5달러가 못 되는 헐값으로 알래스카를 사들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약을 체결한 것이다.

'스워드의 냉장고’ 비난, 미국 최고의 자원 보고로 급부상

당시 매매를 둘러싼 지정학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미국 국민 일부는 알래스카 매매를 놓고 스워드를 맹비난했다. 이들은 알래스카가 ‘스워드의 냉장고’라며 ‘스워드의 바보짓’이라고 맹비난했고, 스워드는 한동안 정치적 곤경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1880∼1890년대 사이에 금이 발견되면서, 골드러시를 추구하는 미국인들의 정착 행렬이 이어지기 시작했고, 1912년 의회의 인준을 받으면서 알래스카 준주(Alaska Territory)가 설치됐다. 이후 알래스카에서 금·은·석유·철광석을 비롯한 각종 자원과 금속이 발견됐고,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알래스카 매입’은 사실상 제정 러시아가 미국에 공여한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게 됐다. 러시아에서도 소비에트 시기에 들어서면서 사학자들이 알래스카 매매를 “황실 정부의 특정세력과 미국인들 사이에 벌어진 반이성적이며 어리석고 수치스럽고 더 나아가 비양심적인 거래”라고 비판하는 등 잘못된 거래였다는 평가를 했다.



상대 상황을 파악하고, 수집된 정보를 냉철하게 분석하라

알래스카 매매에서 드러나듯 협상은 냉철하게 나와 상대의 상황 및 전망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성공적인 협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협상 결과물의 가치 기준과 협상 결렬 시 비용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상대의 인식과 정보를 파악하기 △협상에 저항하는 상대의 인식을 완화하고 전환하기 △협상의 지연 또는 폐기에 따른 비용을 조정하기 등과 같은 협상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가 협상 성과물에 대해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와 상대의 기대가격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면 더 좋은 협상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알래스카 매매 사례처럼 협상 판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표를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또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면서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때 성공적인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연봉협상을 위한 조언들: 30초간 침묵하라


 연봉협상은 늘 어렵다. 지나친 요구를 하면 회사 측의 불신을 사게 되고, 회사 측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손해 본 느낌이 들 수 있어서다. 다음은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리브슈츠가 제시한 유용한 연봉협상 대처 방안 6계명.
 1. 사용자가 일자리를 제안하고 연봉 범위를 제시한 후 30초간 침묵하라. 이런 행동은 상대가 더 높은 연봉에 대해 말하게 하거나 융통성을 보이게 한다. 이후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2. 연봉 제안에 대해 바로 응답하지 말라. 직무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조직의 어떤 부분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를 재확인시켜라. 채용이 확정될 때까지 보수에 대한 논의를 미루는 것이 좋다.
 3. 일자리가 매력적이어도, 제안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이해시켜라. 다시 생각한 뒤 내일 이야기하자고 제안을 미루라.
 4. 과도한 것을 협상하는 것은 금물이다. 비록 내 요구가 수용된다 하더라도, 너무 과도한 연봉을 요구할 경우 회사는 당신을 불만에 가득한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는 장래 연봉 인상에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5. 제안이 어떤 것이든 일단 관심은 표명하되, 그 자리에서 받아들이지 말라. 하루 정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라. 승낙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지면 사용자는 더 나은 제안을 구상할 수 있다.
 6. 회사가 나의 연봉 제안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일시금, 선행 보너스, 휴가연장, 성과 달성에 따른 또 다른 금전적 보상체계와 같은 다른 선택 사항을 찾아보라.

  <김홍국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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