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대한민국 군함 이야기

기동부대 지휘 통제 입체적 상륙작전 수행 해상 항공작전 지원 능력은 다재다능 역할은 팔방미인

윤병노

입력 2019. 07. 05   15:30
업데이트 2019. 07. 0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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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독도급 대형수송함


대양해군 건설 준비 기치 내걸고
다목적 상륙함 장기 전력 소요 결정
1번함 독도함 2005년 7월 진수
해상·공중 동시 돌격 이동수단 탑재
재난 구조·재외 국민 철수·PKO 활동 


우리 해군의 첫 번째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이 상륙훈련에서 상륙돌격장갑차를 진수하고 있다.
우리 해군의 첫 번째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이 상륙훈련에서 상륙돌격장갑차를 진수하고 있다.


“우리의 자주국방 의지와 세계 정상의 조선 기술이 이뤄낸 성과다. 건군 당시 소형 경비정 하나도 만들지 못했던 우리가 1만4000톤급 군함을 건조해 자랑스럽고 마음 든든하다. 우리 바다를 지킬 수 있을 때 나라를 보존할 수 있다.”

2005년 7월 12일 오전 부산시 한진중공업.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해군의 첫 번째 대형수송함(LPH·Landing Platform Helicopter) 진수식에서 ‘제해보국(制海報國)’을 강조했다. 그리고 2년 후, 이 함정이 취역함으로써 대양해군을 향해 또 한 번 큰 고동을 울렸다. 독도함이 주인공이다. 


 
컴퓨터 모의시험으로 최적 설계 도출

제24대 해군참모총장 안병태 대장은 1995년 4월 1일 취임사에서 ‘대양해군 건설 준비’를 기치로 내걸었다. 대양해군은 ‘국가 이익을 수호하고, 국가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작전 능력을 갖춘 해군’을 의미한다. 수중·수상·공중의 입체 전력을 갖추고, 상당 기간 대양에서 독립적으로 작전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목적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지휘함이 필요했다. 해군은 기동부대를 지휘·통제하고, 입체적 상륙작전을 수행하고, 해상 항공작전을 지원할 수 있는 함정 확보에 돌입했다.

새로운 함정은 수평선 너머(초수평선, OTH: Over the Horizon)에서 발진해 해상·공중 돌격이 가능한 이동수단을 탑재해야 했다. 기존의 고준봉급 상륙함(LST·Landing Ship Tank)은 해안에 직접 접안하는 방식이라 적의 해안방어체계 위협에 취약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초수평선 상륙작전’이 가능해야 했다.

해군은 다목적 상륙함인 대형수송함에서 해답을 찾았다. 대형수송함 건조는 1996년 합동참모회의에서 장기 전력 소요로 결정됐다. 1997년에는 작전운용성능(ROC)이 확정됐다. 1999년 한진중공업에서 기본 설계를 수행했으며, 2002년 건조에 착수했다.

특히 설계는 영국 해군의 인빈시블(Invincible)급 경항공모함을 건조한 BAeSEMA사(社)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설계의 적절성을 검증하기 위해 ‘함 건조 전 시뮬레이션 기반 설계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하기도 했다. 시뮬레이션 기반 설계기술은 함정을 실제 건조하기에 앞서 컴퓨터 모의시험으로 문제점을 분석·개선하는 과학적인 방법이다. 해군과 한진중공업은 승조원·상륙군 이동 경로, 격실 배치, 시설 운용 등에 시뮬레이션을 적용해 최적의 설계를 도출했다.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서 독도함이 국민 시승함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서 독도함이 국민 시승함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건조·취역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 자랑

해군의 첫 번째 대형수송함은 2005년 7월 12일 진수됐다. 해군은 독도 수호 의지를 담아 함명을 ‘독도’로 부여했다. 전장 199m, 전폭 35m의 독도함은 1만4500톤급으로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4기의 디젤엔진은 최대 23노트(시속 43㎞)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탑재 능력은 상륙군 720여 명, 헬기 7대, 전차 6대, 상륙돌격장갑차 7대, 트럭 10대, 야포 3문, 고속상륙정(LSF-Ⅱ·Landing Ship Fast) 2척 등이다.

무장으로는 근접방어무기체계(CIWS·Closed In Weapon System) 2문과 대함유도탄 방어 유도탄(RAM·Rolling Airframe Missile) 1문을 장착했다.

특히 상륙기동부대 지휘소(TFOC·Task Force Operation Center)를 비롯한 다수의 지휘·통제 시설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해상·상륙기동부대의 기함(旗艦·지휘함) 역할을 수행한다.

응급환자 수술실, 방사선실, 치과, 임상병리실, 약국, 격리 병실 등 13개 구역으로 나뉜 대규모 의료시설도 설치했다. 격실은 700여 개에 달하며, 1000여 명이 1시간 이내에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구비했다. 취사장에서는 250인분의 밥을 1시간 안에 지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대형 재해·재난 구조작전 지휘, 재외 국민 철수, 국제평화유지 활동 등 인도적 작전을 병행할 수 있다.




독도함 개선 소요 반영 ‘마라도함’ 건조

독도함은 단독·연합·합동 상륙훈련을 통해 우리 해군·해병대의 상륙작전 능력을 끌어올렸다. 전상자 구조·치료함(CRTS·Casualty Receiving and Treatment Ship)으로 응급구조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톡톡히 기여했다.

또한 대한민국 대표 함정으로 국내외에서 우리 해군의 위상을 높였다. 2008년과 2018년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2015년 해군 창설 70주년 관함식에서 시승함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2009년에는 중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가해 세계 각국 함정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리 해군의 우수성을 알렸다. 당시 상하이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교포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2007·2009년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개최된 국제해양방산전시회(LIMA·Langkawi International Maritime & Aerospace Exhibition)에서는 참관자들이 독도함을 방문, 함 자체뿐만 아니라 탑재 무기와 장비 등을 두루 살펴보면서 대한민국의 뛰어난 방위산업 역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2018년 육·해·공군 사관생도 통합 함정실습에서는 동·서·남해를 항해하며 조국 수호 의지와 합동성 강화에 일조했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땐 현장구조지원본부가 설치돼 구조활동을 지원했다.

해군은 2010년대 독도함급 2번함 건조를 추진했다. 2014년 제8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대형수송함 후속함 양산계획(안)이 결정됐고, 2018년 5월 14일 두 번째 대형수송함이 진수됐다. 해군은 한반도 남방해역과 해상교통로 수호 의지를 담아 ‘마라도’를 함명으로 선포했다.

마라도함은 독도함 운용 과정에서 식별된 일부 개선 소요를 반영해 건조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전투체계·탐색레이더, 대함유도탄 방어체계 등을 탑재했다. 대공레이더를 고정형으로 변경해 탐지 능력을 끌어올렸으며, 프로펠러·승강기를 포함한 주요 장비·설비를 국산화했다. 


글=윤병노 기자/사진=해군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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