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함정 선제적 정비 강화…최강 전투력 완성한다

안승회

입력 2019. 07. 02   16:51
업데이트 2019. 07. 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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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함정 전투체계 수명주기지원(LTS) 정비제도 1단계 사업 성공


  3년간 시범사업 성공적 마무리…복구기간 단축·성능 향상 기여
2단계 사업은 호위함·잠수함 등 7개 함형까지 단계별 확대 적용

해군1함대 수리창 군무원들이 동해 군항에 상주하는 한화시스템 전문연구원들과 함께 해군 함정에 탑재된 레이더의 송수신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1함대 수리창 군무원들이 동해 군항에 상주하는 한화시스템 전문연구원들과 함께 해군 함정에 탑재된 레이더의 송수신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해군 제공
  
2016년 유도탄고속함 대상 본격 도입

해군이 국내 개발 전투체계에 도입한 ‘함정 전투체계 수명주기지원(LTS: Life Time Support) 정비제도’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일 밝혔다. 해군이 2016년 이 정비제도를 도입한 지 3년 만에 이룬 쾌거다.

LTS 정비제도는 함정 도입부터 도태까지 전(全) 기간 외부 전문인력을 투입해 전투체계를 주기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해군은 부대정비와 야전정비·창정비를 통해 함정을 관리하는데, 종전에는 외부 전문 정비업체의 정비가 필요한 경우 출장 수리를 지원받거나 해당 장비를 업체까지 들고 가야 했다.

그러나 LTS 정비제도는 외부 정비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군항에 현장정비센터를 설치, 전문인력을 항시 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고장이 발생한 경우에만 정비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전문인력이 주기적으로 함정의 전투체계를 진단하고 이동 정비를 시행한다. 필요시 하드웨어를 개조하고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기도 한다. 부품 단종도 예측할 수 있다. 고장 정비, 성능 개선과 최신화, 기술 지원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총 8개 항목을 지원하는 등 정비지원 내용도 다양하다.

미 해군도 LTS 정비제도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우리 해군은 2008년 세종대왕함(DDG: Guided Missile Destroyer) 도입과 동시에 이지스 전투체계 관리를 위해 처음 이 제도를 활용했다.

국내 개발 전투체계로는 유도탄고속함(PKG: Patrol Killer Guided missile)을 대상으로 2016년 6월 처음 활용했다.

해군은 “LTS 정비제도를 활용하면 함정 전투체계 성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새롭게 등장하는 최신 기술을 더 쉽게 함정에 적용할 수 있다”며 “특히 군항에 설치된 현장정비센터에 전문인력이 상주해 언제든 함정 정비지원과 기술교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진해·동해·평택 군항에 현장정비센터 설치

LTS 정비제도의 장점을 인식한 해군은 대상을 외국기술 전투체계에서 국내개발 전투체계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5년 국방부 용역연구를 거쳐 2016년부터 LTS 정비제도를 시작했다. 1단계 시범사업 대상은 유도탄고속함. 해군은 외부 정비업체와 함께 2016년 6월부터 3여 년간 이 사업을 진행해왔다. 해군은 진해·동해·평택 군항에 현장정비센터를 설치하고 정비업체 인력을 상주시켰다.

LTS 정비제도를 도입한 이후 3년간 해군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 기간 현장정비센터 전문인력이 출동 전 함정을 방문해 예방 점검하거나 기술교육을 지원한 횟수는 140여 회에 이른다.

2018년에는 LTS 정비제도 성과를 분석하기 위해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해군은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유도탄고속함의 전투체계 고장 복구기간이 38일에서 9일로 단축됐다. 구체적으로는 당일 복구는 20%에서 58%로, 일주일 이내 복구는 37%에서 87%로 증가한 반면 1개월 이상 장기간 복구 지연은 33%에서 5%로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진해군항 이재호(한화시스템 수석) 현장정비센터장은 “그동안 함정은 장비 운용상 큰 영향이 없는 경우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 쌓여 큰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수명주기지원 정비제도 시행 이후 문제점을 사전에 식별하고 현장에서 조치한 사례가 많았다.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전문 기술인력이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 있어 복구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이 정비제도는 전투체계 성능 향상에도 기여했다. 해군은 이 기간 유도탄고속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24건을 업그레이드했다. 고속기동 대함 표적 사격 기능과 사이버 방호대책 적용이 대표적이다. 단종 부품을 예측해 더 우수한 대체품을 적용하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탐색 레이더의 표적 추적 개수가 100여 개에서 500여 개로 늘어나는 성능개선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해군본부 최용석(대령) 탄도탄방어체계과장은 “해군 함정 획득은 기획부터 전력화까지 통상 15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해군이 본격적으로 운용할 시점에서는 다시 신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정비제도를 활용하면 대규모 성능개량 소요 없이도 함정 운용 중에 수시로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신뢰도(Reliability)·가용도(Availability)·정비도(Maintainability)를 토대로 진행하는 RAM 분석 결과 LTS 정비제도 도입 이후 유도탄고속함 전투체계 가용도가 2배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함정 승조원의 정비 만족도도 대폭 향상됐다. 해군은 “지난해 7월 유도탄고속함 승조원과 정비지원부대 군무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LTS 정비제도와 관련해 87%가, 현장정비센터 운영은 90%가 ‘만족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황도현함 문세진(상사) 사통장은 “현장정비센터의 전문인력이 수시로 함정을 방문해 정비지원을 해주면서 더 이상 운용자가 장비 고장을 숨기는 일이 없어졌고, 직접 수리부속 재고를 확인해 조치하거나 단종 부속을 찾아 공업사를 전전하는 폐해도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운영유지비 절감과 고장예방 효과까지

LTS 정비제도 도입은 장기적인 예산 절감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단기간 정비 비용은 증가했지만, 이는 대부분 현장정비센터 운영비로 부품 단종 관리를 통해 오히려 수리부속 예산은 낮아졌다.

국내개발 전투체계 성능개선에 따른 운영유지비 절감과 고장예방 효과까지 고려하면 LTS 정비제도로 인한 장기적인 예산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함정 전투체계 LTS 정비제도를 단계별·함형별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2단계 사업은 호위함·상륙함·기뢰부설함·잠수함 등 총 7개 함형까지 확대 적용된다. 2022년 6월부터 시작되는 3단계 사업은 국내개발 전투체계 탑재 전 함정으로 확대된다.

해군본부 박동선(준장) 정보화기획참모부장은 “우리 해군 함정은 단순히 철판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숨 쉬는 유기체와도 같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장비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리하고 개선할 수 있는 수명주기 지원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정비제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승회 기자 lgiant61@dema.mil.kr


안승회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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