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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대 종교와 삶] 건강한 자존감이 작품의식을 만든다

기사입력 2019. 06. 25   16:00 최종수정 2019. 06. 25   16:04

김 정 대 육군6사단 군종참모·소령·목사

“남자는 자존심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말처럼 많은 사람이 ‘자존심’에 좌우되는 삶을 살아간다. 자존심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례로, 경쟁에서 밀렸을 때나 무시당하는 말을 들을 때는 누구라도 자존심이 상하게 마련이다. 자존심은 기본적으로 비교의식과 연결돼 있다. 비교의식에 의해서는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끊임없이 비교하거나 비교당하는 삶을 살아갈 때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우리 삶에 자존심보다 더 중요한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존감’이다.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주변의 시선이나 여건과 상관없이 ‘나는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존감은 비교의식을 초월한 생각이다. 자존감이 잘 갖춰져 있는 사람은 자존심에 좌우되지 않는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상품의식’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다. 월급의 많고 적음과 지위의 높고 낮음에 따라 스스로를 다른 사람에 비해 괜찮은 사람으로 혹은 초라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이것은 자신을 상품으로 생각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사람의 가치는 월급과 지위로 판단될 수 없다. 사람의 외적 조건과 관계없이, 성실한 땀을 흘리고 사랑하며 사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사람이다. 자존심을 삶의 준거로 삼는 사람은 반드시 상품의식을 갖게 되고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메마른 인생을 살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품의식보다는 ‘작품의식’이다. 작품의식은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과 연계된 의식이다. 작품의 특징은 값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이다. 꽃집에서 다른 값을 받는다 해서 민들레와 장미의 값을 달리 매길 수 없다. 민들레와 장미는 조물주가 만드신 작품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창조주가 만드신 가장 소중한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의식을 가진 사람은 경쟁의 본질이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싸우려 하기보다는 협력한다. 이러한 작품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풍족하고 행복하다.

군대 생활에서 필요한 의식은 ‘상품의식’보다 ‘작품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신을 가장 귀중하게 생각하면서 조물주가 심어주신 자신의 작품가치를 발견해 나가려는 성실한 땀을 흘려야 한다. 아울러 나와 함께하는 전우 또한 가장 귀중한 작품임을 인정하면서 사랑하고 도와가며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작품가치를 깨닫고 사는 사람은 자청해서 자존심을 버릴 수도 있다. 예수님은 자존심을 버리고 제자들의 발을 씻으셨다. 가장 큰 자유는 스스로 종이 되는 자유다. 억지로 종이 되는 ‘굴종’과 자청해서 종이 되는 ‘섬김’은 차원이 다르다. 자존심 상한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이 되기보다 내가 먼저 섬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 건강한 자존감과 작품의식을 가지고 섬김을 받기보다 섬길 수 있는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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