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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를 생각하며

입력 2019. 06. 21   17:44
업데이트 2019. 06. 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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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사진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6·25전쟁 관련 새로운 사진을 뉴스에서 열심히 찾아본다. 6·25전쟁의 역사적 사진이 종종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기자 시절 필자도 6·25 관련 기록사진을 발굴하려고 무척 애를 썼다. 임응식, 이경모, 임인식, 데이비드 더글러스 덩컨, 워너 비숍 등 국내외 유명 사진가의 6·25 사진들은 신문·잡지·서적에서 많이 섭렵했지만, 세상에 나오지 않은 귀한 사진이 아직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주 ‘사진은 역사다’를 주제로 강원도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보도사진특별전에 다녀왔다. 올해 퓰리처상을 공동 수상한 로이터통신 김경훈 기자의 수상작과 과거 세계보도사진상을 받았던 한국 선배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그들은 ‘사진은 인류가 하나로 통하는 언어이며, 사실을 기록하는 역사’라는 공통의 메시지로 답한다.

사진은 1839년 파리박람회에서 공인한 다게르 사진술(daguerreotype)을 출발점으로 본다. 다게르가 고안한 은판사진술로 은 화합 물질의 감광판을 카메라 오브스쿠라에 넣어 촬영하는 기법이다. 인류사에서 사진의 등장은 불과 180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 짧은 기간에 사진이 인류 역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1·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베트남전쟁 등 전쟁은 카메라와 사진이 발전하는 계기가 됐고, 전쟁 사진은 인류에게 전쟁의 참상과 생명과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워 줬다.

2000년대 이전 필름 시절의 사진은 카메라가 비싸고, 필름의 현상과 인화 등 처리 과정에서 적잖은 비용이 발생했다. 따라서 사진은 일부 전문가와 관련 직업인,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또한, 그들의 사진결과물이 공표되는 공간은 신문·잡지·출판·전시 등 주로 인쇄 매체로 아주 제한적이었다.

카메라와 필름의 대중화를 이룬 미국의 코닥사는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이미지센서를 처음 개발해 디지털카메라 시대를 열었다. 이후 등장한 스마트폰은 디지털카메라를 폰 안에 상용화하고, 페이스북·유튜브 등 SNS는 사진을 소통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다.

사진은 이제 특정인·특정층의 전유물이 아닌 전 세계인의 자기표현 수단이요, 소통과 공감의 언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이고,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이 사진 찍기와 사진을 소통하는 SNS 활동일 것이다. 이러한 개인의 활동도 하나하나가 쌓이면 역사를 이룬다. 하지만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사진 중에서 인류가 하나로 통하는 언어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참 사진은 그리 많지 않다.

사진이 등장한 지난 180년간 카메라 기술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으나 인간의 사고와 사상, 도덕과 관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진문화가 정착하기 전에 새로운 기술로 ‘몰카’가 늘고, 타인의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사진 변조를 통한 가짜뉴스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을 찍고 선택하고 공유하는 모든 과정에 올바른 사진 활동을 위한 사진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초·중·고의 정규과목에 사진 교육은 아직 없다. 대한민국 젊은이의 필수코스인 군 복무 기간에 군 장병의 교양과정으로 사진 교육을 받는다면, 우리의 삶이 올바르게 가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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