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군인가족 교육상담 Q&A

비합리적인 믿음이 불안을 부른다

입력 2019. 06. 17   16:30
업데이트 2019. 06. 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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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시험불안 다루기 3


감정과 행동, 생각에 영향받아
시험에 대한 비합리적 생각 알아보고
논리적으로 의문 제기하면서
좀 더 현실적 형태로 변화시켜야

Q
중학생 자녀를 둔 군인가족입니다. 아이가 시험에 대한 불안을 심하게 느껴서 시험을 피하려고 합니다. 이전 회에서 소개한 ‘시험불안 다루기’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A
아이가 자동적으로 가지게 된 시험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합리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앨버트 엘리스의 ‘합리정서행동치료(REBT)’에 의하면 사람의 감정과 행동은 그 사람의 생각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것을 ‘ABC 인지행동모델’이라고 하는데, 어떤 사건(Activating event)이 일어났을 때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생각(Belief)하면 이에 따라 불안과 같은 정서문제의 결과(Consequence)가 생긴다는 모델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난 사건보다는 그 사건에 대한 믿음이나 해석에 따라 어떤 감정을 느끼고 행동합니다.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개인은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가 가진 시험에 대한 비합리적인 생각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것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ABC 모델이 확장된 ‘ABCDEF 모델’이 적용됩니다. 먼저 시험(A), 시험에 대한 믿음(B), 시험불안(C)에 대해 기록해 봅니다. 이 과정에서 시험에 대한 비합리적 믿음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잘못된 믿음에 ‘논박(Dispute)’을 합니다. 논박이란 아이가 가진 비합리적 믿음을 논리적·실용적·현실적인 면에서 반박하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서서히 합리적인 믿음으로 바꾸어 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논박을 통해 시험에 대한 합리적 믿음이라는 긍정적 효과(Effect)와 그에 따른 변화된 시험에 대한 감정(Feeling)이 따라옵니다.

아이가 ABC를 적어보는 과정에서 ‘시험문제 풀 때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드러났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이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등에 대해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모든 시험 문제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적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시험에서 실수를 할 수는 있지만 실수를 조금 줄일 수는 있을 거야’ 또는 ‘만약 시험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조금만 실수했으면 좋겠다’ 등 좀더 현실적인 형태로 변화시키도록 합니다. 이런 반박을 통해서 아이가 시험에 대해 합리적인 생각을 발전시키면 시험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긴장은 느끼더라도 심한 시험불안을 느끼지는 않을 것입니다.

비합리적 믿음은 대체로 ‘반드시(당연히)… 해야 한다’와 같은 당위적 생각을 의미합니다. 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등 선호나 소망으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시험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긴장 속에서도 시험에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시험불안을 줄이기 위해 부모와 대화를 하면서 합리적인 생각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아이의 시험불안이 부모의 학업성취 압력으로 인한 것이라면 아이 스스로 하는 것이 좋고 시험불안 정도가 심하다면 전문가와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승이 성균관대 교수 한국심리측정평가학회 회장>    
상담 질문 이메일 professordoq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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