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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싱턴 ‘추모의 벽’ 2022년 건립 속도 낸다

김상윤

입력 2019. 06. 17   17:10
업데이트 2019. 06. 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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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현충일 추념사서 “정부 차원 적극 지원” 선언
재향군인회 지난해부터 모금활동… 현재까지 6억여 원 모금
7·27 정전협정기념행사서 모금액 기념공원재단에 전달키로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빨간 점선) 건립 예정지. 둘레 50m, 높이 2.2m의 원형 유리벽 형태로 설치될 ‘추모의 벽’에는 미군 3만6000명, 카투사 8000명 등 참전용사 약 4만4000여 명의 이름이 새겨질 예정이다.  향군 제공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빨간 점선) 건립 예정지. 둘레 50m, 높이 2.2m의 원형 유리벽 형태로 설치될 ‘추모의 벽’에는 미군 3만6000명, 카투사 8000명 등 참전용사 약 4만4000여 명의 이름이 새겨질 예정이다. 향군 제공

지난 6일 제64주년 현충일 추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2022년까지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을 건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공원 내 추모의 연못을 중심으로 둘레 50m, 높이 2.2m의 원형 유리벽 형태로 설치될 ‘추모의 벽’에는 미군 3만6000명, 카투사 8000명 등 참전용사 약 4만4000여 명의 이름이 새겨질 예정이다. 미국 전몰장병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한미동맹의 숭고함을 양국 국민의 가슴에 새기는 상징적인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추모의 벽 건립사업은 미국의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과 한국 교민들의 공동 발의로 2016년 설치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시작됐다. ‘추모의 벽’ 건립재단에 따르면 건립에 필요한 총예산은 2500만 달러, 한화로 약 280억 원이다. 미 연방 기념사업법에는 건립에 필요한 총사업비 중 85%를 사전 모금해야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우리 정부가 추모의 벽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지원에 힘을 쏟는 가운데, 대한민국 재향군인회(향군)도 자체적인 모금활동을 전개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8월 김진호 향군회장은 2주 동안 미국재향군인회 100차 총회 축하 연설과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방미 활동을 했다. 이때 김 회장은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참전비와 베트남전참전비에 헌화했는데, 베트남전참전비와는 달리 한국전참전비에는 전사자 명단이 없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향군은 ‘추모의 벽’ 건립 추진에 따른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향군의 모금활동은 지난해 9월 10일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여 동안 진행됐다. 김 향군회장은 개인적으로 1000만 원을 기탁했고, 향군 임직원과 해외 지회, 산하 업체, 출신별 동문회, 예비역 전우회, 일반기업, 단체 등도 모금에 적극 참여했다. 특히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계룡대 간부 대상 강연으로 받은 강연료 전액을 기탁했다. 정부 부처, 각 군에서도 많은 사람이 정성 어린 성금을 보내왔다.

이렇게 90세 노병에서 어린 학생까지, 남녀노소 각계각층에서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한 모금에 동참했다. 모금액은 한 달 만에 1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2월 말에는 3억을, 올해 5월 말에는 5억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모인 성금은 약 6억여 원에 이른다. 향군은 오는 7월 김 향군회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미 정부가 주관하는 7·27 정전협정기념행사에서 모금액을 기념공원재단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향군은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한 모금액 전달 행사일이 6·25 기념행사에서 7·27 정전기념행사로 변경됨에 따라 현재 기업과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추모의 벽’ 성금 모금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과 국민은 대한민국재향군인회(02-417-5886)로 연락하면 된다. 기탁 성금은 기부영수증이 발급된다.

모금 전달식에서 이뤄질 한미 노병의 재회에도 눈길이 간다. 김 향군회장이 합참의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파트너십을 발휘했던 존 틸러리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최근 ‘추모의 벽’ 재단 회장으로 취임했다. 두 사람은 7·27 정전협정기념행사에서 다시 만나 한미 간의 끈끈한 우의를 과시할 예정이다.

향군 관계자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은 179만 명이고, 1953년 휴전 이후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주한미군으로 복무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장병이 350만 명”이라며 “이제 우리가 나서 참전용사와 그 후손들 그리고 우리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2만8000여 명의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자긍심을 갖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프랑스가 1886년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이 미국과 자유를 상징하는 기념물이 된 것처럼, ‘추모의 벽’도 그 이상의 역사적인 기념물로 후세에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윤 기자 ksy0609@dema.mil.kr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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