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 꿈인 박현수 일병
“실시간 검색으로 신메뉴 개발”
이발병 이화륜 병장
“스타일링 동영상 30개 시청”
분기마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
지난달 31일 해군1함대에 정박 중인 이병철함 취사장에서 장병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요리법과 요리 과정을 살펴보며 음식을 만들고 있다(오른쪽). 동해=조종원 기자
지난달 31일 해군1함대 무기지원대대에서 이발병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머리 손질 방법들을 보고 배우며 연습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 강원도 동해군항에 정박한 해군1함대 이병철함 취사장. 조리병 박현수 일병과 최준용 이병이 선반에 거치된 휴대전화에서 재생되는 요리 동영상을 보면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썰어 놓은 파와 고기를 넣고 (양념에) 섞어 주세요’라는 설명과 함께 조리 과정을 꼼꼼히 보여주는 영상을 참고하며 요리에 집중하는 조리병들 모습이 이색적이다.
이들이 준비하는 요리는 ‘백종원식 파채 불고기’. 함정은 물론 일반 육상부대에서도 만나기 쉽지 않은 메뉴다. 이병철함 식단표에는 데리야키차슈덮밥, 아보카도콥샐러드, 큐브스테이크, 차돌볶음짬뽕 등 특색 있는 메뉴들이 즐비하다. 해군은 육·해·공군 중 유일하게 ‘조리’ 직별을 운영해 부대마다 모두 식단이 다르다는 특성이 있다. 승조원들은 “부대 밖 레스토랑에서나 볼 법한 요리들을 함정에서 매일 먹고 있다”며 “동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식사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시행 10개월…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
지난 4월 ‘병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사업’이 전 부대로 확대되면서 병영문화도 확 달라졌다. 휴대전화 사용 이후 병사들은 바깥 사회와 소통하며 고립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정보를 검색하고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는 등 자기개발에도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이는 병사들의 안정적인 복무는 물론 군 전투력 발휘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8월 휴대전화 사용 시범부대로 선정된 해군1함대는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기간이 10개월에 이르는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휴대전화를 활용하는 장병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1함대 관계자는 “시행 초에는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게임이나 단순 연락 수단으로 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계발 등 미래를 준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부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하는 조리 정보 바로 검색”
전역 후 영양사가 되고 싶다는 박현수 일병은 일과 후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시청하며 요리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주말은 남은 식재료를 활용해 신메뉴를 개발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아이디어는 주로 검색을 통해 얻는다. 박 일병은 요리를 시식한 동료들의 솔직한 평가를 휴대전화에 꼼꼼히 메모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힘쓴다. 장기간 출동 등으로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하는 경우에는 미리 동영상을 보며 요리법을 메모해둔 노트를 참고한다. 박 일병은 “이전에는 요리 서적을 구해서 보기도 했지만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신메뉴 개발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병철함에서 박 일병의 요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함정 근무에 지친 승조원들에게 힘을 북돋워 주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를 활용한 박 일병의 자기개발 활동이 승조원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강의 영상 보며 영국 유학 준비도”
1함대 무기지원대대 이발병 이화륜 병장은 일과 후 휴대전화로 헤어디자인 강의를 들으며 ‘영국 헤어컬렉션 편집장’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입대 전 미용을 전공하고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 병장은 “부대 내에서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전역 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보장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병장은 전역 후 영국 비달사순아카데미 코스를 마친 뒤 영국 헤어숍에 취직해 경력을 쌓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그는 군 복무 중 영어 공부에 전념해 토익(TOEIC) 855점을 받았고, 지금은 일과 후와 주말을 이용해 유학에 필요한 영어 어학시험인 아이엘츠(IELTS)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연구하고 있다.
이 병장은 “일과 후 헤어스타일링 동영상을 30개 정도 시청하고, 주말엔 마네킹 시술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며 “한번 시술할 때 많게는 영상을 100회 이상 돌려봐야 하는데, 휴대전화 덕분에 이전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어려운 작품도 따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함대 기지전대 심재원 이병은 ‘병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사업’ 덕분에 입대 후 포기할 뻔한 일본어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심 이병은 2년 전 일본을 여행하며 알게 된 일본인 친구와 인연을 이어가며 전화 회화를 통해 서로의 모국어를 알려주고 있다. 한창 일본어 공부에 열을 올릴 때 입대하게 된 심 이병은 더 이상 전화 교류가 어려울 것으로 낙담했으나 일과 후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걱정이 말끔히 사라졌다. 이 밖에도 1함대 장병들은 연등실에서 휴대전화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수능, 토익, 각종 자격증 등을 준비하고 있다. 전역 후 유학을 떠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분기마다 보안사고 예방 교육도
1함대 관계자는 “병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이후 병영 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병사들은 자율을 보장받은 만큼 책임감을 갖고 정해진 규정을 잘 따르며 휴대전화를 자기개발하는 데 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함대는 지난해 8월 이후 스마트폰 사고사례 및 운용지침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안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자기 조절력과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을 분기마다 시행하고 있다.
영양사 꿈인 박현수 일병
“실시간 검색으로 신메뉴 개발”
이발병 이화륜 병장
“스타일링 동영상 30개 시청”
분기마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
지난달 31일 해군1함대에 정박 중인 이병철함 취사장에서 장병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요리법과 요리 과정을 살펴보며 음식을 만들고 있다(오른쪽). 동해=조종원 기자
지난달 31일 해군1함대 무기지원대대에서 이발병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머리 손질 방법들을 보고 배우며 연습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 강원도 동해군항에 정박한 해군1함대 이병철함 취사장. 조리병 박현수 일병과 최준용 이병이 선반에 거치된 휴대전화에서 재생되는 요리 동영상을 보면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썰어 놓은 파와 고기를 넣고 (양념에) 섞어 주세요’라는 설명과 함께 조리 과정을 꼼꼼히 보여주는 영상을 참고하며 요리에 집중하는 조리병들 모습이 이색적이다.
이들이 준비하는 요리는 ‘백종원식 파채 불고기’. 함정은 물론 일반 육상부대에서도 만나기 쉽지 않은 메뉴다. 이병철함 식단표에는 데리야키차슈덮밥, 아보카도콥샐러드, 큐브스테이크, 차돌볶음짬뽕 등 특색 있는 메뉴들이 즐비하다. 해군은 육·해·공군 중 유일하게 ‘조리’ 직별을 운영해 부대마다 모두 식단이 다르다는 특성이 있다. 승조원들은 “부대 밖 레스토랑에서나 볼 법한 요리들을 함정에서 매일 먹고 있다”며 “동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식사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시행 10개월…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
지난 4월 ‘병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사업’이 전 부대로 확대되면서 병영문화도 확 달라졌다. 휴대전화 사용 이후 병사들은 바깥 사회와 소통하며 고립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정보를 검색하고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는 등 자기개발에도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이는 병사들의 안정적인 복무는 물론 군 전투력 발휘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8월 휴대전화 사용 시범부대로 선정된 해군1함대는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기간이 10개월에 이르는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휴대전화를 활용하는 장병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1함대 관계자는 “시행 초에는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게임이나 단순 연락 수단으로 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계발 등 미래를 준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부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하는 조리 정보 바로 검색”
전역 후 영양사가 되고 싶다는 박현수 일병은 일과 후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시청하며 요리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주말은 남은 식재료를 활용해 신메뉴를 개발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아이디어는 주로 검색을 통해 얻는다. 박 일병은 요리를 시식한 동료들의 솔직한 평가를 휴대전화에 꼼꼼히 메모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힘쓴다. 장기간 출동 등으로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하는 경우에는 미리 동영상을 보며 요리법을 메모해둔 노트를 참고한다. 박 일병은 “이전에는 요리 서적을 구해서 보기도 했지만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신메뉴 개발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병철함에서 박 일병의 요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함정 근무에 지친 승조원들에게 힘을 북돋워 주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를 활용한 박 일병의 자기개발 활동이 승조원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강의 영상 보며 영국 유학 준비도”
1함대 무기지원대대 이발병 이화륜 병장은 일과 후 휴대전화로 헤어디자인 강의를 들으며 ‘영국 헤어컬렉션 편집장’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입대 전 미용을 전공하고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 병장은 “부대 내에서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전역 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보장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병장은 전역 후 영국 비달사순아카데미 코스를 마친 뒤 영국 헤어숍에 취직해 경력을 쌓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그는 군 복무 중 영어 공부에 전념해 토익(TOEIC) 855점을 받았고, 지금은 일과 후와 주말을 이용해 유학에 필요한 영어 어학시험인 아이엘츠(IELTS)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연구하고 있다.
이 병장은 “일과 후 헤어스타일링 동영상을 30개 정도 시청하고, 주말엔 마네킹 시술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며 “한번 시술할 때 많게는 영상을 100회 이상 돌려봐야 하는데, 휴대전화 덕분에 이전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어려운 작품도 따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함대 기지전대 심재원 이병은 ‘병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사업’ 덕분에 입대 후 포기할 뻔한 일본어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심 이병은 2년 전 일본을 여행하며 알게 된 일본인 친구와 인연을 이어가며 전화 회화를 통해 서로의 모국어를 알려주고 있다. 한창 일본어 공부에 열을 올릴 때 입대하게 된 심 이병은 더 이상 전화 교류가 어려울 것으로 낙담했으나 일과 후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걱정이 말끔히 사라졌다. 이 밖에도 1함대 장병들은 연등실에서 휴대전화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수능, 토익, 각종 자격증 등을 준비하고 있다. 전역 후 유학을 떠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분기마다 보안사고 예방 교육도
1함대 관계자는 “병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이후 병영 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병사들은 자율을 보장받은 만큼 책임감을 갖고 정해진 규정을 잘 따르며 휴대전화를 자기개발하는 데 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함대는 지난해 8월 이후 스마트폰 사고사례 및 운용지침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안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자기 조절력과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을 분기마다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