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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환경 감당 안된다면 주변 사람에게 도움 구해야

기사입력 2019. 05. 27   16:00 최종수정 2019. 05. 27   16:28

<80> 적응 장애

훈련·단체생활하는 군대 특성상
일반 사회보다 스트레스 정도 높아

 
긴장·짜증·우울·불안 증상 호소
심할 경우 업무 능력 저하 나타나   


  
‘A(20) 이병은 자대 배치 얼마 후부터 긴장과 짜증이 많아졌다. 잠들기가 어려웠고, 새벽에 자주 깼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생활관에 들어가면 숨부터 막혀 사람들을 피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A 이병은 부대에 상담을 신청했다.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 방문해 약물치료와 면담 치료를 받으며 증상이 조금씩 호전됐다.’

위 사례는 필자가 자주 접하는 환자의 사례다. 사람들은 누구나 매일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이를 이겨내거나 혹은 적응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스트레스에 압도되기도 하고 우울·불안과 같은 정신적 증상이나 업무 수행능력의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행동적 증상이 심하고, 사회적·직업적 기능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적응장애’라고 진단한다.

사람들은 타고난 체질, 성격, 지지체계 등에 따라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종류와 크기가 다르다. 군대에서 겪는 적응장애의 경우 보통 군 환경과 연관된다. 사회로부터 분리돼 단체생활을 하며 훈련과 업무를 하는 군에서는 일반 사회보다 스트레스 정도가 높다. 특히 군 생활을 처음 시작한 장병들의 경우 스트레스 정도가 더욱 높고, 이로 인해 사회에서 어려움 없이 지내던 사람도 군 입대 후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적응장애가 발생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정신적인 고통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업무 수행의 어려움, 술·담배 의존, 주변인들과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심하게는 군 복무 부적응, 군무 이탈, 폭력 사건 등 일탈 행동이 생기기도 하고, 자살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

적응에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무조건 치료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누구나 새로운 환경에 처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힘겹기 마련이다. 영국 심리학자 랠리의 실험에 따르면, 인간이 새로운 습관을 받아들이는 데는 평균적으로 84일이 걸린다. 하지만 스스로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려워 정말 힘겹다고 느낀다면,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 가족, 동료, 상급자 혹은 누구라도 좋다. 대개 스스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상태에서는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때 훨씬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 빠졌을 때 혼자 헤엄치는 것보다 튜브를 잡고 나오는 것이 훨씬 편하고 쉬운 것과 같은 이치다.

정신건강의학과적으로는 면담을 통해 증상, 스트레스 요인, 환경, 지지체계를 확인해 추가적인 상담·환경적 접근 등의 치료 혹은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약물로는 주로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그리고 필요 시 수면제가 사용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나 상황이 심해지지 않도록 조기에 도움을 구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상돈 
국군수도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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