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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급 다수 편성, 대외 협력시 격 더 올라가

김민정

입력 2019. 05. 24   15:32
업데이트 2019. 05. 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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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러시아의 국방 및 군사현황


군인 보수 인상·숙소 해결 등 복지체계 현실화
영하 15~20도 강추위에도 실전적 훈련 인상적
군사훈련 스포츠화·국제화 병행 흥미 유발  


주러 무관단이 러시아 공수군사관학교를 방문한 가운데 교관이 생도들에게 탑승원을 동시에 낙하시키는 훈련과목을 교육하고 있다.
주러 무관단이 러시아 공수군사관학교를 방문한 가운데 교관이 생도들에게 탑승원을 동시에 낙하시키는 훈련과목을 교육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스 TMA-12호 우주선을 타고 첫 우주비행을 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국내 최초의 우주발사체 추진기관 나로호를 2013년 1월 성공적으로 처음 발사했고,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독자적으로 누리호 엔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발사체를 2018년 11월 발사하는 데 성공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러시아와의 과학·군사기술 교류
노태우 정부 당시 북방정책의 하나로 추진된 대러 차관은 여러 우여곡절을 거친 상환 과정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일부 러 군사장비(T-80U 전차, BMP-3 장갑차, METIS-M 대전차미사일, 무레나 공기부양정, IL-103 생도실습기 등 불곰장비)를 도입했다. 이러한 러 군사장비 도입은 단순히 몇 장비의 보강 차원이 아니라 국가 간의 신뢰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포함 적성국가 장비의 제원, 운용 장단점, 전술·전기 파악을 통한 우리의 대응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큰 것이다. 또한 이런 장비들은 우리 전차의 주력포 보강, 반응장갑 개발, 훈련기, 대공화기 등의 자체 개발에 직간접으로 기여했고, 이렇게 러시아가 강점을 가진 레이더·미사일·공기부양정·대전차미사일 등의 군사기술들은 국내기술 개발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제3국과의 기술·가격 협상 시 경쟁력을 제공했고, 심지어 우리가 관련 분야를 수출할 수 있는 밑바탕을 제공하기도 했다.



러의 무력집단 체제와 군사현황

러시아 무력집단은 크게 세 그룹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국방부 군사집단(징병제+모병제)은 젊은 층 축소와 예산 부족 등으로 85만 명 수준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의 국가 최고사령관은 대통령이고, 국방장관은 군정·군령권을 모두 행사하며 총참모장(합참의장과 유사함)이 군령권 분야에서 장관을 보좌한다. 군 내부 체제는 3개 군종(지상군·해군·항공우주군), 2개 병종(전략미사일군·공수군)으로 구성돼 있다. 작전은 4개 지역(서부·남부·중부·동부)으로 분할된 군관구 사령관이 책임지역 내 지상군·해군·항공우주군·공수군·국경수비대 등을 통합 지휘하는 합동군 체제로 수행된다.

그 외에 러시아 특성상 대통령 직속의 연방보안국(FSB) 소속 국경수비대(16만 명)와 대통령 직속의 국가근위대(내무치안·대테러·요인보호 등 목적, 2016년 4월 창설, 56만 명)도 있다. 이러한 무력집단을 모두 합한다면 155만 명 이상 수준이 될 것이다. 심지어 산불 진화, 발전소 폭발, 교량 붕괴 등 제반 사고 수습을 전담하는 부대는 별도 비상사태부 소속의 비상사태군으로 편성돼 있다. 즉 러시아는 국가안보, 권력의 안정과 기관 상호 견제, 기능 수행 효율성 등을 고려해 고유의 무력집단 체제를 갖추고 있다.

주러 무관단이 지난 2016년 10월 러시아 군부대 견학 및 지역 정찰을 하면서 바이칼 호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필자 제공
주러 무관단이 지난 2016년 10월 러시아 군부대 견학 및 지역 정찰을 하면서 바이칼 호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필자 제공


러시아군의 특징

여기서 필자는 무관 생활 중 느꼈던 러시아군의 인상 깊었던 점 몇 가지를 언급해 본다.

첫째,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의 국민 인기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당시의 여론조사를 보면 쇼이구 장관이 꾸준히 푸틴 대통령 다음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차기 후계자 중 한 명인 셈이다. 신임 쇼이구 장관은 그간 전임 장관에 의해 다소 무리하게 추진됐던 국방개혁을 현실적으로 절충, 정상화했다. 군인들의 보수 인상, 장병들의 막사와 숙소 해결 등 복지체계를 현실화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처럼 군인들을 위한 실질적 정책을 추진하는 장관이란 인식으로 군인·가족들도 그를 신뢰하고 존경하게 돼 러시아군의 사기는 많이 올라가 있는 것 같았다.

둘째, 국방부 포함 각 기관에 차관(부지휘관)이 다수 편성돼 있는 게 특징이다. 국방본부의 경우 제1국방차관 2명(총참모장 포함), 국방차관 8~10명으로 편성돼 있다. 이는 우리 국방부의 본부장, 실장급도 차관으로 편성한 것이고 이로 인해 대외협력 시 러시아 측의 격이 더 올라가고 국방부의 제반 업무 운영이 더 원활할 수 있음을 느꼈다. 이러한 상황은 러 외교부, 군사기술협력청(FSMTC·방위사업청과 유사), 러 무기수출공사(ROE) 등 여러 정부·공공기관에서도 식별되고, 국방부 예하 지상군사령부·공수군사령부·군관구사령부 등에서도 유사하다.

셋째, 군사훈련을 실전적으로 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고(高)위도 위치 및 시베리아 지역, 동부군관구 지역은 영하 15~20도 이하 강한 추위에도 정상적인 동계훈련을 하는 것은 당연했다. 병력에 대한 다종의 방한 피복과 장비에 대한 실전 경험에서 강구된 다양한 대책이 매우 치밀해 보였다. 그리하여 과거 나폴레옹도, 히틀러도 러시아의 동장군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은 인상이 들었다. 공수훈련의 경우 인원·장비 공수뿐만 아니라 각 장비에 심지어 운용요원까지 탑승시켜 훈련을 한다. 한 예로, 전차·장갑차 등을 전투원까지 태우고 공수시켜 착지한 후 즉각 기동·진격시키는 등 과감하고도 실제 전투에 유용한 훈련과 작전을 수행한다.

넷째, 군사훈련을 스포츠화하고 국제화(국제군사경연대회·International Army Games)를 병행하고 있다. 쇼이구 장관의 혁신적 창안하에 훈련의 스포츠화를 통한 흥미·동기유발과 훈련 효과를 제고하고, 국제협력·방산협력도 병행해 무기수출 증가 등의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애초에 자국 내 전차 경연대회(Tank biethrone)는 단일종목으로 시작했다가 장갑차, 전투기, 함정, 방공무기, 기타 장비 및 제 전장 기능 분야까지 확대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2015년도부터 타국의 참여까지 확대 추진해 차츰 20여 개국까지 늘어나고 경연대회 종목도 20~30개 이상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무관노트

한·러 전략적 동반자 방산협력 강화로 첨단기술 공동개발을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하기에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중국·일본 등 주요국 안보·군사전문가를 균형되게 양성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러시아는 주변 4강 중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국가다. 양국 간 협력은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협력 등 다양한 비즈니스·문화 분야에도 상호 실보다 득이 많다. 그렇기에 한·러 관계는 2008년부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것이다. 대러 방위산업 협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러시아와 대북 우위의 군사협력을 할 수도 있고, 선진국이 이전을 꺼리는 첨단 군사기술을 획득할 수도 있다. 러시아도 우리와 첨단기술 분야의 공동개발과 공동수출을 희망하고 있었다.

이선묵 육군수도군단 대령 
  前 주러 국방·군수무관 
  現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이선묵 육군수도군단 대령 前 주러 국방·군수무관 現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김민정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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