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

환기만 잘 한다면… “고등어는 죄가 없다”

입력 2019. 05. 20   16:20
업데이트 2019. 05. 20   16:22
0 댓글

<68> 실내공기 오염을 막아라


조리과정 초미세먼지 평소의 70배
미세먼지 많은 날도 30분 환기 필수
밀폐된 곳에선 향초 사용하지 말아야
에어컨 등 전자제품 주기적 청소를

생선이나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생선을 구울 경우 요리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환기장치를 반드시 켜놓아야 한다.
생선이나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생선을 구울 경우 요리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환기장치를 반드시 켜놓아야 한다.

2016년 국립환경과학원이 고등어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초미세먼지가 기준치보다 70배 이상 발생한다는 안내서를 발표했다. 당장 고등어 수요가 급감했고 직화구이 집들도 된서리를 맞았다. 실외 미세먼지 대책이 부실하다는 욕을 먹자 실내 미세먼지를 터뜨려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긴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생선이나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환경과학원의 안내서를 보자. “생선 굽기처럼 연기가 많이 발생하는 조리과정에서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3480㎍/㎥로 주택 평상시 농도(49㎍/㎥)보다 70배 이상 높았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은 1520㎍/㎥로 평소(636㎍/㎥)보다 2배 이상 발생했다. 육류를 구울 때는 상대적으로 생선보다는 연기가 덜 나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878.0㎍/㎥로 나타났다. 생선 구울 때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또 육류 튀기기와 같이 기름을 사용하는 조리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269㎍/㎥로 연기가 날 때보다는 현저히 낮았지만, 평소보다는 5배 이상 높았다. 육류를 삶는 조리 방식에서는 119㎍/㎥로 나타나 굽기나 튀기기에 비해 낮았다. 아울러 주방 환기설비(레인지 후드)를 작동하지 않고 조리한 경우 작동했을 때와 비교해 오염물질 농도가 최고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요즘 외출을 삼가고 창문을 닫고 지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내는 밀폐된 공간이므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많다. 여기에 전자·전기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화학오염물질도 있다. 건축자재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도 있다. 이런 것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오히려 실외보다 실내에서 심각한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한다.

고등어 굽기에 관한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가 과장되지는 않았다. 실제로 조리할 때 발표만큼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초미세먼지는 총배출량이 많지 않기에 환기만 잘하면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실내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기(換氣)다. 만일 생선을 구울 경우 요리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환기장치를 반드시 켜놓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이 건강을 위해 혹은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초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냄새는 좋아질지언정 연소 과정에서 실내공기는 오히려 더 나빠지므로 향초는 그 원료가 천연이든, 친환경이든 밀폐된 실내에서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통상 실내 환기는 미세먼지가 없거나 심하지 않은 날의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에 그리고 비가 내린 직후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 이때 상승기류가 가장 강하고 비에 의한 세정(洗淨)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환기 횟수와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미세먼지농도가 높다고 온종일 문을 닫아놓고 있으면 오히려 실내공기 오염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나쁜 날에도 하루에 한 번 30분 정도는 환기해준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가습기나 분무기를 이용해 실내습도를 높여주면 실내공기 오염물질이 수증기에 흡착되어 바닥에 가라앉는다. 이때 자주 물걸레질을 해주면 실내공기 오염제거에 도움이 된다. 특이한 것은 실외에서 담배를 피운 후 곧바로 실내로 들어올 경우 초미세먼지가 50배 가까이 급증한다고 한다. 따라서 흡연자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실내로 들어오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건강을 위해서 향수나 방향제 같은 것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지나치게 사용하면 좋지 않다.

가정에서는 에어컨·가습기 등 전기·전자 제품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실내 습도를 40~6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특히 장마철에는 높은 습도로 인해 곰팡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곰팡이 제거제 사용과 함께 수시로 환기하고 청소해서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화학물질이 다량 함유된 제품(건축자재·가구·가전제품)의 사용을 자제하고, 실내장식을 하거나 새로운 가구를 들일 때는 환기가 잘되는 여름에 하는 것이 좋다. 환풍기·공기청정기나 숯·고무나무 등 공기정화 식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참고로 2006년 이후에 지어진 100가구 이상의 아파트는 환기장치가 설치돼 있다. 많은 사람이 이런 장치가 있는 줄도 모른다. 환기장치를 확인하고 필터만 제대로 갈아 끼워 주면 미세먼지나 실내공기 오염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유치원 등 소규모 어린이 공간 25%
중금속 등 실내 공기질 ‘기준 초과’


우리 어린이와 아이들이 공부하고 노는 공간도 오염이 심각하다. 환경부가 2018년 2월 발표한 것을 보면 마음 놓고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환경부가 유치원 같은 소규모 어린이 활동공간 4639곳을 진단했다. 조사해 보니 이 중 25.2%인 무려 1170곳이 중금속과 실내 공기질 기준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중금속뿐만이 아니다. 환경부의 ‘2015~2017 전국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공기질 오염도 검사’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 10곳 중 1곳은 미세먼지와 총부유세균(공기 중에 떠도는 일반 세균과 병원성 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한다. 이렇게 기준을 초과한 어린이집이 매년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