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병영의 창

‘든든한 아들’이 되는 길

기사입력 2019. 05. 16   14:37 최종수정 2019. 05. 16   14:39

 
박 범 민 상병 
해군2함대 지휘통신대대

“나, 휴가니까 그날 학교 앞에서 보자!”

휴가 일정이 잡히면 부모님께 전화 드리기보다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해 약속을 잡는 게 더 자연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평소 휴가를 나가면 친구들과 PC방·노래방 등을 가며 부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거나, 함께 술을 마시며 위로를 받곤 했다. 부모님보다 나와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 나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해 준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휴가의 상당 시간을 친구들과 보낸 탓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자연스레 줄어들었고, 부모님께 효도할 기회는 더더욱 없었다.

그러던 중 내가 근무하는 해군2함대 지휘통신대대에서 수병들에게 가장 소중한 ‘휴가’라는 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자는 취지로 ‘효도 이벤트’를 진행했다. 휴가 중 가족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인증샷’으로 남겨 제출하고, 가장 모범적인 사례들을 선정해 포상하는 이벤트였다.

부대의 이벤트 덕분에 나의 휴가는 점점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들로 채워졌다. 청소와 설거지·빨래 등 집안일을 도와 드리거나 그동안 낯부끄러워서 전하지 못한 진심 어린 말들을 편지로 써서 전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부모님께선 환하게 웃으시면서 “우리 아들, 다 컸네” “우리 아들, 군대 가더니 사람 돼서 왔네”라며 내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부대에서는 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하는 청소가 집에 가기만 하면 왜 그렇게 하기 싫었는지 반성하게 됐다.

부모님이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그 간단한 설거지를 왜 한 번도 하지 않았는지 후회하기도 했다.

그동안 나는 휴가라는 제한된 시간 내 최대한 재밌게 노는 것 위주로 생각했었고 자기 연민적인 사고로 군 생활을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강했다. 부대에서 근무할 때는 일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지만, 휴가 나가서는 누구보다도 잘 노는 생활을 목표로 세워 정작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과는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했다.

효도 이벤트를 시작으로 부모님께 더욱 웃음을 드리고 아들로서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더욱 표현하며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휴가 기간에 친구들만 만나지 말고 부모님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부모님은 항상 마지막 선택지였던 나에게 부모님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준 지휘통신대대에 감사함을 표한다. 다음 휴가 때는 함정근무 할 때 배운 요리를 선보이며 부모님을 도와 드리려고 한다. 부모님의 멋진 아들,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필승!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대한 의견 개 있습니다. 로그인 후에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