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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사합의, 정치·경제·사회 협력 위해 꼭 이뤄져야"

맹수열 기사입력 2019. 05. 16   17:37 최종수정 2019. 05. 16   17:50

KIDA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 안보학술세미나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기조연설…북 비핵화·남북 협력 방안 제시 

 
조성열 INSS 자문연구위원
“북핵 폐기·평화 협정은 반드시 동시에 완료돼야” 

 
김동엽 경남대 교수
“불안한 정전체제,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 시급” 

 
김영준 국방대 교수
“남북 군사합의, 우리군 전력·전투력 약화시키는 것 아냐” 

 
부형욱 KIDA 연구위원
“평화공존기 첫해 되도록 군비통제 분야 모멘텀 만들어야”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 주최 안보 학술 세미나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참석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급변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1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2019년 안보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노훈 KIDA 원장의 개회사와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의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노 원장은 “현재 9·19 남북 군사합의서가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이행 소강 국면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한미는 물론 국제사회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원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어려움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의 당사자로서, 어려울 때일수록 차분히 의지를 다지고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정치·경제·사회·문화 협력을 견인하기 위해 남북 군사합의는 꼭 이뤄져야 한다”며 “몇 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꿔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합의서로 평가받기를 기대해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전 장관은 특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전쟁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9·19 남북 군사합의를 토대로 남북 관계가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남북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결하고 북한 비핵화와 남북 협력을 견인하기 위해 가져야 할 태도와 방안을 제시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사회로 진행

본격적인 세미나는 ‘한반도 정전체계의 과거, 현재, 미래’와 ‘9·19 남북 군사합의 평가와 군비통제 추진방향’을 주제로 한 1·2세션으로 구성됐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1세션에서는 조성열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자문연구위원과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조 위원은 ‘한반도 정전체제의 등장, 역할 , 특성’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한반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정전상태를 기록하고 있지만, 북한이 정전협정 무효화를 주장하면서 ‘법적 전쟁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군사분계선, 군사 증원 및 무기반입 중지 등 한반도 정전협정의 주요 내용과 이행 실태를 되짚어본 뒤 정전체제 극복을 위한 핵심과제를 소개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유엔군사령부의 해체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유엔사와 주한미군사령부의 구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북방한계선(NLL)과 관련, “NLL을 인정받는 선에서 해상군사경계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뒤 “남북이 ‘서해 평화수역’이나 ‘공동어로’ 등을 통해 NLL을 해상 경계선화해 국제법·국제정치적 접근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해서는 단계적 실현이 필요하다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평화협정 논의를 먼저 할 수도 있지만 북핵 폐기와 평화협정 체결은 반드시 동시에 완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과제와 쟁점’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반드시 평화협정 체결이 필요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 반드시 평화협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평화협정은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남북 당사자만의 해결 방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뒤 “한반도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현재의 불안한 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세 축으로 비핵화, 평화협정, 군비통제를 꼽았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과 정경영 한양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이 나섰다.

2세션은 유영철 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의 사회로 김영준 국방대 교수, 부형욱 KIDA 연구위원이 발표했다. 김 교수는 ‘9·19 남북 군사합의서의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9·19 합의를 둘러싼 담론과 남북 군사합의서의 취지 및 목적, 해외 군비통제 사례 및 교훈, ‘남북 군사합의서 2.0’ 추진 전략 등을 소개했다. 그는 “남북 군사합의는 북한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우리 군의 전력과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것도 아니고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이어 “기존의 대북 전략옵션 가운데 무력 공격과 제재, 북한 붕괴론 전략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증대와 한반도 위기 고조만을 불러왔다”고 진단하면서 “9·19 군사합의는 새로운 대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핵심 지원 수단”이라고 말했다. 또 “9·19 군사합의는 북한을 ‘신 동북아 경제체제’에 편입시켜 평화로운 분단 장기화의 일시적 수용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지속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남북 군사합의서 2.0’을 제안하면서 추진전략으로 군비통제 지속 추진, 전문직업군에 대한 전문성과 역할 존중, 생산적 논의가 있는 대북전략 등을 제시했다.

부 위원은 남북의 군사력 균형에 대한 인식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 안에 남아 있는 ‘북한의 적화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군이 있어야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은 전쟁을 시작할 공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제는 북한에 의한 적화 우려를 떨쳐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부 위원은 “핵을 보유하더라도 특정 지역 내에서 ‘깡패’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는 존 뮬러 미국 오하이오대 교수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핵을 가진 북한을 상정하더라도 한국을 적화시킬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평화공존기의 첫해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군비통제 분야에서 중요한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김재홍 KIDA 국방전문연구위원이 토론자로 나와 열띤 토론을 펼쳤다.

맹수열 기자·이수연 인턴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이수연 기자 < lsyglee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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