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다둥이 엄마 정은혜 대위 “다섯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어요”

김민정

입력 2019. 05. 10   17:54
업데이트 2019. 05. 1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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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50사단 낙동강연대


쉽지 않은 가정·군복무 양립
軍 육아정책·지원제도 큰 힘 돼


지난 8일 육군50사단 다둥이 엄마 정은혜 대위가 본지와 인터뷰 후 모경(5), 건(3), 찬(2), 은(9), 휼(7) 다섯 아들(왼쪽부터)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육군50사단 다둥이 엄마 정은혜 대위가 본지와 인터뷰 후 모경(5), 건(3), 찬(2), 은(9), 휼(7) 다섯 아들(왼쪽부터)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다섯 아이의 엄마지만,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한동안 군복을 입을 수 없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여군으로서 삶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군복을 꺼내 입었다.  

육군50사단 낙동강연대 정은혜(38) 대위는 다섯 아이의 엄마이자 육군 장교로 복무 중이다. 현재 연대 본부에서 교육장교로 근무하고 있다. 복직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성실한 태도와 열정으로 부대원들의 믿음과 신뢰를 얻으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섯 아이에게 자랑스런 엄마이고 싶어

여군 대위가 다섯 아이의 엄마라고 하면 누구나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저출산 시대에 진정한 애국자라는 수식어도 붙는다. 집에선 후줄근한 옷을 입고, 남은 반찬으로 아무렇게나 밥을 비벼 먹는 그에게도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은 여전하다.

“2년 터울로 출산했어요. 결혼하게 된다면 아이 셋은 기본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섯까지 낳을 줄은 생각도 못했죠. 우리 아이들도 부모의 길을 따라 국가와 국방을 수호하는 군인의 길을 선택하게 하고 싶어요. 전 ‘국가’라는 단어만 들어도 여전히 가슴이 뛰거든요. 우리 아이들 마음도 저와 같았으면 좋겠어요.”

정 대위는 근속정년 1년을 앞두고 복직을 결심했다. 가족의 지지와 응원 속에 자신의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고, 자기 삶에 대한 의지가 마지막까지 군 복무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다섯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섯째 출산 후 복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이자 군인으로서의 삶에 마지막 목표가 생기게 된 것.

“2017년 다섯째를 낳고 1년을 휴직했다면 근속정년이 다해 전역을 해야 하는데, 남은 기간 군인으로서의 삶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복직을 선택했어요. 복직을 앞두고 군복을 다시 입을 생각을 하니 떨리고 설레더군요. 초임 장교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죠. 복직 전날 미리 부대를 찾아 출근길을 따라 걸어보기도 했죠. 내가 가장 나다울 때는 군복을 입고 군 복무를 하는 순간이에요.”


근무 희망지역·탄력근무제 도움받아


정 대위처럼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 여성도 결혼을 하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의 벽을 마주한다. 많은 여성이 이러한 현실에 때로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정 대위 역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넷째 소식엔 눈물부터 터트리고 말았다. 그때 버팀목이 되고 자존감을 회복하게끔 도와준 것은 사랑하는 가족, 군인을 꿈꿨던 스스로의 열정, 그리고 이것을 뒷받침해준 우리 군의 ‘육아정책과 지원제도’였다.

“출산 후 끝도 없이 자존감이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군인’이라는 자부심과 ‘나’라는 존재감이 사라져 갈 때 남편이 옆에서 자존감을 세워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특히 지난해 50사단으로 복직할 시점부터 지금까지 부대의 배려가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원동력이에요. 탄력근무제와 시댁과 가까운 곳으로의 근무 희망지역 선택을 통해 군 복무를 지속할 수 있게 됐어요.”

현재 육군은 여군들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자 다양한 모성보호제도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여군에게 자녀당(만 8세 이하)최대 3년간 휴직 기간을 허용한다. 또 탄력근무제, 당직근무 면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제도로 육아 여건을 보장하고 있다.

정 대위는 오는 8월 30일 전역을 앞두고 있다. 비록 군복을 벗을지라도 여전히 군대에서 국가에 충성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겨 군무원 시험에 도전할 계획이다.

“내 꿈은 군복을 벗으면서 끝나지만,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행정적으로 지원해주고 돕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지금은 내 인생의 마지막 군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후회 없이 명예롭게 전역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구미에서 글=김민정/사진=양동욱 기자

김민정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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