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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균 독자마당] 꽃잎 편지

입력 2019. 05. 07   15:50
업데이트 2019. 05. 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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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균 전(前) 대한적십자사 서부적십자혈액원장·작가
전원균 전(前) 대한적십자사 서부적십자혈액원장·작가

떠밀지 않아도 오늘은 가고, 기다리지 않아도 내일은 온다.

지금도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두 아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았던 편지는 군 생활 중에 보낸 편지다. 그것도 신병교육대에서 보낸 편지다.

계급이 높아질수록 편지로 소통하는 횟수가 줄었던 것 같다.

군에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보낸 부모들은 오늘 밤도 깜박거리는 별을 보며 그리움을 달랠 것이다.

전후방에서 불철주야 수고하고 있는 국군 장병 여러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과 존경하는 은사님께 부대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이름 모를 풀꽃을 따서 말려 감사와 사랑을 담은 꽃잎 편지를 써보시라.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꽃잎 편지에 큰 행복의 향기가 붉게 핀 봄꽃처럼 편지를 받은 분의 마음을 감동케 할 것이다.

어버이 날 아침이면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예쁜 꽃잎 편지에 “사랑해요, 엄마, 아빠!”라고 써서 드리고 싶지만 모두 저 세상에 계시니 마음이 시리고 미어져 온다.

요즘, 병영에서 일과를 마친 후 손전화에 목소리를 담아 안부를 묻고, 문자나 메일을 보내다 보면 자판을 치는 속도만큼 생각하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손으로 꾹꾹 눌러 쓴 편지는 누군가의 추억을 천천히 곱씹게 한다. 사람들의 감성이 메말라 가는 것이 못내 아쉬운 디지털 시대에 따뜻한 봄바람처럼 마음과 정성을 담은 꽃잎 편지가 더욱 그리워진다.

자식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의 마음을 담은 편지도 그 못지않은 애정 표시라는 생각을 한다.

군 생활하는 자식에게도 꽃잎 편지를 써보자. 아들과 딸이 읽을 때 코끝이 찡할 것이다. 서로에게 건넨 편지에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진한 전율이 흐른다.

우리는 마음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천하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에게 힘이 되는 꽃잎 편지에 장병 여러분의 마음을 담아 전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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