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육군5기갑여단 공병대 장원석 병장
군 생활이 최고의 스펙
전기설비병 복무하며 잠 줄여 열공
전기 관련 각종 자격증 잇따라 취득
“테슬라서 전기자동차 연구할 것”
‘할수 있다’는 자신감과 비전 찾아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강한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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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했다. 모든 게 낯설었다. 하지만 이대로 시간을 허비하기엔 인생이 아까웠다. 다시 용기를 내 도전했다. 그리고 군대에서 그 꿈은 실현됐다. 육군5기갑여단 공병대 장원석 병장은 입대 전 뒤늦게 꿈을 찾은 경우다. 고등학교 시절 체대 진학을 꿈꿨지만 실패했다. 곧바로 전기과에 입학했다. 어릴 적 기계에 관심이 있었던 데다 주변의 권유로 취업이 빠른 길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인생 블랙홀에 빠질 순간 軍은 한 줄기 빛”
문과생이었기에 전기 관련 수업은 이해조차 되지 않았다. 자칫 인생의 거대한 블랙홀에 빠질 뻔한 순간, 부모님과 두 누나, 여자친구의 응원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주간·월간·연간 계획표를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계획대로 지켜나갔죠. 그 결과 첫 학기 학점이 4.5 만점에 3.3점이었지만, 졸업할 때는 4.3점까지 끌어올렸죠.”
소리 없이 찾아온 ‘두 번째 슬럼프’
자신감을 겨우 찾았을 때 다시 장 병장은 고민에 빠졌다. 산업 기능 요원으로 근무할 생각에 현역 입대는 생각도 안 했는데 공석이 없어 2017년 9월 5일 군 입대를 해야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군 생활은 학업과 경력의 단절이라 여겼어요. 우연히 ‘전기설비병’ 직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전역 후 전기 분야에 경력이 인정된다는 것을 알게 돼 망설임 없이 지원했습니다.”
누구보다 자신감을 갖고 입대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론 공부만 했지 실무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슬럼프가 찾아온 것이다. 장 병장은 주로 군무원과 함께 일하는데 공구나 자재 관련 용어를 못 알아들어 다른 곳에 가서 엉뚱한 장비를 찾아오고는 다시 되돌아가기 일쑤였다.
나의 군 생활 사용법 “마음 먹으면 길 열려”
장 병장은 대학 때 남들보다 두세 배 노력해 성취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선임병과 간부에게 하루에도 수십 개의 질문을 쏟아냈다. 잠을 줄이고 매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연등하며 관련 내용을 찾아 공부했다.
그는 “다행히 군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공부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면서 “원격강좌 프로그램인 군 e-러닝에는 어학, 검정고시, 독학사 등 학업 관련 강좌는 물론 산업기사 자격증 등 국가기술 자격 취득을 위한 무료 강좌들이 넘쳐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간 최대 5만 원까지 지원되는 병 자기개발 비용도 활용했다. 도서를 구매하거나 각종 자격증 시험 시 50%를 할인받을 수 있어 시험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었다.
그 결과 장 병장은 입대 후 전기공사 산업기사, 신재생 에너지 발전설비 산업기사(태양광)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전기기능사 필기와 전기기사 필기시험에 합격한 상태다. 전역 전까지 산업기사 2개, 기능사 1개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목표다.
이런 장 병장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 부대 간부들은 국방전직교육원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협약해 진행하고 있는 ‘취업 전문 역량 강화 프로그램’ 과정에 장 병장을 추천했다. 평소 관심 있었던 ‘전기 자동차 제작 기술’ 과정에 병사 신분으로 유일하게 참여하기도 했다.
“2박3일간 개인 휴가를 사용해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휴가 기간이 전혀 아깝지 않더라고요.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전기 자동차 제작과 관련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아울러 전문 상담관과 1대1 취업 상담까지 하면서 전역 후 취업하고 싶은 기업의 정보도 얻었다.
비법 노트 전우들과 공유… 멘토 역할도
군인으로서 임무 완수는 물론 자기개발에도 열심인 장 병장을 보며 부대원들도 자격증 공부에 열심이다. 하나의 시험이 끝나면 쉬지 않고 새로운 시험을 바로 준비해 공부 패턴을 이어가는 것도 그만의 방법이다. 아울러 전기 관련 정보나 지식을 담은 자신만의 비법 노트를 전우들과 공유하며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군 복무가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이 시간을 버리는 ‘경력 단절’의 기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군 생활이 제 최고의 스펙이 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막연했던 꿈이 군 생활 기간에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으로 구체화됐고, 꿈에 한 발짝 다가갔다고 확신합니다.”
장 병장의 최종 꿈은 미국의 세계적인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입사해 전기자동차 설계 연구진으로 일하는 것이다.
“군 생활은 보물찾기와 같습니다. 자신이 노력할수록 더 많은 보물을 찾을 수 있어요. 저는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비전이라는 보물을 찾은 것이 군 생활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지금 이 시간에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세부적인 계획을 짜고 어떤 분야든지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알아보며 관심을 갖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조아미 기자 lgiant61@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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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e-러닝’이란 군 원격강좌 학점 이수 제도다. 장병들이 인터넷을 통해 본인이 다니던 대학교의 수업을 듣고, 학점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 학기 6학점, 1년에 최대 12학점까지 취득할 수 있다.
국방부가 수업료의 50%를 지원하기 때문에 수업료의 50%만 내도 학점 취득이 가능하다. 군 복무 중에 학점을 취득하면 전역 후 복학 시 학점 취득의 압박에서 벗어나 전공·영어·취업준비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육군 인사참모부는 9일 2019년 봄 학기에 벌써 지난해보다 2배나 많은 6666명의 장병들이 원격강좌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e-러닝에서는 영어·제2외국어, 국가기술자격, 산업기사·기능사 등 500개 이상의 무료강좌를 인터넷 ‘나라사랑포털’ 또는 인트라넷 육군 홈페이지 ‘자기개발정보센터’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영어만 하더라도 토익, 토플, 토익 스피킹, OPIC 등 다양한 강좌가 준비돼 있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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