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성공으로 가는 협상 전략

숨 막히는 ‘핑퐁 게임’ 갈등 극적으로 풀어내다

입력 2019. 03. 27   16:31
업데이트 2019. 03. 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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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영화 속 ‘협상’


팽팽한 긴장감·대립 양상 갈등 상황 많아 영화 소재로 자주 등장
1998년 ‘네고시에이터’서 처음 다뤄… 한국도 인질극 ‘협상’ 흥행
FBI 1985년 위기상황서 성공적 협상 이끌기 위한 판단 기준 제시

 사진=영화 ‘협상’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영화 ‘협상’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영화 ‘협상’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영화 ‘협상’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협상은 긴장감과 대립 양상이 큰 갈등 현안 가운데 문제 해결 과정이 극적이기 때문에 많은 예술작품에 등장하며, 특히 영화에서 자주 다뤄진다. 한국·미국·일본에서 10년 간격을 두고 협상 영화가 만들어진 바 있다. 미국에서 1998년, 일본에서 2008년, 한국에서 2018년 제작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범죄현장에서 협상을 통해 유괴나 납치, 총기 대치 등을 해결하는 협상가의 역할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과 긴장감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협상 영화의 출발은 미국이었다. 1998년 만들어진 미국과 독일 합작의 영화 ‘네고시에이터(Negotiator)’는 F. 게리 그레이 감독 작품으로, 새뮤얼 L. 잭슨,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을 맡아 최고의 프로들이 격돌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최악의 인질범 대 최고의 협상가의 대결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영화는 시카고 경찰청의 인질 협상 전문가 대니(새뮤얼 L. 잭슨 분)가 경찰 내부 비리와 관련된 정보를 듣기 위해 동료 경찰 네이선을 만나기로 약속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나 약속 장소에서 네이선은 시체로 발견되고 곧바로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대니는 살인범으로 몰리게 된다. 자신을 향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감지한 대니는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고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내사과 과장인 니밤과 직원들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다. 졸지에 인질범이 된 대니는 자신과 협상을 벌일 인질 협상가로 세비안(케빈 스페이시 분)을 불러줄 것을 요청하면서 긴박한 협상이 진행된다. 세비안과 대니가 치열한 밀고 당기기와 두뇌 싸움을 거듭하며 협상을 벌이고, 마침내 대니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상황이 종료된다.

‘유주얼 서스펙트’(1995), ‘세븐’(1995), ‘LA 컨피덴셜’(1997), ‘펄프 픽션’(1994), ‘다이하드 1, 2, 3편’(1995) 등 할리우드 범죄액션 영화에서 이 같은 협상은 자주 나타난다.

이어 2008년에는 일본에서 협상가를 다룬 영화 ‘교섭인’이 탄생했다. 일본에서는 협상가를 ‘교섭인(交涉人)’이라 부르며, TV아사히를 통해 목요드라마 형식으로 처음 제작된 뒤 많은 교섭인 영화가 탄생했다. 데라다 도시오가 극본을 쓰고, 마쓰다 히데토모, 사토 겐타, 다무라 나오미가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요네쿠라 료코, 진나이 다카노리, 다카하시 가쓰미 등이 열연해 화제를 모았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일본에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경시청의 교섭인이 된 주인공이 지하철 테러사건에 직면해 치열한 협상 끝에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으로 협상의 진면목이 잘 드러난다.

다시 10년 후인 2018년 9월 개봉된 한국영화 ‘협상’은 197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배우 손예진·현빈·김상호·장영남 등이 출연했고, 이종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내용은 경찰청 소속의 위기 협상가 ‘하채윤’이 긴급 투입된 인질극 현장에서 인질과 인질범 모두가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한다. 그로부터 10일 후, 경찰청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가 태국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를 납치하고 그녀를 협상 대상으로 지목한다. 이유도, 목적도, 조건도 없이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민태구’와 그를 멈추기 위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협상가 ‘하채윤’의 목숨을 건 12시간의 협상이 펼쳐진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영화처럼 위기상황에서 성공적인 협상을 이끌기 위해 1985년 위기사건의 협상 가능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FBI는 인질범이 협상 요원을 위해를 가할 수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도록 해야 하며, 협상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와 인질범과 협상 요원 사이에 신뢰할 만한 의사전달 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협상자가 권한을 갖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인질범과 협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에 따라 적절한 협상 전술을 마련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꼭 참고해야 할 협상의 기본 자세다. 영화 내용처럼 지혜롭고 끈질긴 교섭을 통해 위기상황을 해결하고, 갈등과 대립의 문화가 상생과 협상의 문화로 바뀌길 기대한다.


● 위기상황 관리·협상법 7 계명 

 
컨트롤타워 사건에 대한 명료한 방향설정·대처 중요 

 
위기상황에서 문제를 관리하고 해결하는 협상기법은 실제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건이 갑자기 터진 뒤 동시다발적으로 곳곳에서 일이 발생하고, 뜻밖의 상황으로 진행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컨트롤타워의 위상과 권한이 명확해야 하고, 협상을 지휘하는 지도부의 명료한 방향 설정과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지휘부는 협상 원칙에 따라 사건의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논리를 결정한 뒤 신속히 대응하고 사후관리에 나서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위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살피고, 협상 상대의 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우려할 사항과 문제점을 검토한 뒤 근본적 해결책과 현장 대응책을 수립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위기관리 협상은 다음의 7계명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존슨앤존슨, 모건스탠리,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엔론 등 해외기업들이 얽힌 주요 사건은 대부분 이 같은 위기관리 및 협상 흐름에 따라 진행됐다.

1. 갈등 상황 파악 및 지휘부 보고

2. 정확한 원인 파악 후 관련 정보 획득 및 협상팀 내 공유

3. 대응논리 수립 및 관련 자료 작성, 반박자료 준비

4. 위험수위 진단 및 확산 가능성 점검

5. 우려 사항과 문제 검토 후 근본적 해결책 포함한 대책 수립

6. 신속 대응 및 법적 소송 등 관련 사항 점검

7. 해당 이슈 확산 방지 및 재발 방지 위한 사후 관리


<김홍국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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