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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바람 가르며 시속 100㎞ 질주·31도 경사로도 ‘거뜬’ 소리 없이 강하다, ‘백두산 호랑이’처럼…

임채무 기사입력 2019. 03. 21   17:26 최종수정 2019. 03. 21   17:38

● K808 차륜형 장갑차 성능은

별도 장비 없이 1.2m 깊이 하천 거침없이 도하 

힘도 궤도형 장갑차 K200A1 비해 100HP 좋아
14.5㎜ 기관총 공격·대인지뢰에도 끄떡없어
외부 공기 차단 양압장치 화생방전 탑승자 보호
펑크 나도 시속 48㎞ 기동 런플랫 타이어 장착
내부에 냉방장치 설치 여름철 온열손상 방지
전자 계기판으로 속도·엔진 RPM 등 ‘한눈에’ 


모든 훈련을 마친 장병들이 K808 차륜형 장갑차 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21일 경기도 파주시 일대 야전훈련장에서 육군25사단 만월봉대대 장병들이 K808 차륜형 장갑차에서 내려서 신속하게 전투대형을 갖추는 ‘하차전투훈련’을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K808 차륜형 장갑차에 탑승한 보병 전투원들의 모습. 조용학 기자

‘소리 없이 강하다.’ 기자가 21일 육군25사단 만월봉대대에서 반나절 동안 K808 차륜형 장갑차를 지켜보면서 든 느낌이다. 궤도형 장갑차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정숙함’과 빠른 ‘움직임’, 그리고 다양한 전장 상황을 만족하는 최신 장비·기술들까지. K808 장갑차는 야전에서 흔히 보던 일반 장갑차와는 많은 부분에서 달랐다. 가장 큰 차이점은 구동 수단이 ‘궤도’가 아닌 ‘바퀴’라는 것. 현재 육군 장갑차 대부분은 궤도형이다. 차륜형 장갑차는 해외파병 장병들이 쓰는 ‘바라쿠다’나 일부 후방부대에 배치됐던 ‘KM900’ 정도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궤도형 장갑차는 세계적인 추세였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야전 기동력과 방호능력 등이 입증되면서 대부분 나라가 궤도형을 선호했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며 작전환경이 변했다. 미래 보병의 작전개념에서 핵심은 ‘기동성’이 됐다. 기술적인 발전도 있었다. 신소재 개발로 장갑방호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차륜형 장갑차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미 육군조차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지난 2002년부터 차륜형 장갑차 ‘스트라이커(Stryker)’를 도입해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리 육군도 ‘백두산 호랑이 체계’의 핵심전력 중 하나로 K808 차륜형 장갑차를 선택했다. 미래 군 구조 개편에 따라 보병부대의 책임 지역이 넓어지면서 기동성·생존성·타격력이 향상된 새로운 무기체계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망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한반도 작전환경을 고려할 때 차륜형 장갑차의 ‘기동성’은 큰 매력일 수밖에 없다. 


 

제원상 K808 장갑차는 포장도로에서 100㎞/h, 비포장도로에서 50㎞/h, 야지에서 25㎞/h의 최고속도를 갖는다. 마력은 420HP(horse power). 현재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궤도형 장갑차 K200A1에 비해 무려 100HP가량 높다. 항속거리 역시 K200A1에 비해 120㎞가 향상돼 600㎞에 달한다. 종경사로의 경우 60%(약 31도), 횡경사로의 경우 30%(약 17도)를 등판할 수 있다. 또한, 타이어 공기압 자동 조절장치 적용으로 노면 조건에 따라 타이어 공기압 상태를 바꿔가며 최적의 주행성능을 펼친다. 별도의 장비가 없어도 1.2m 이하의 하천은 도하가 가능하고, 그 이상은 수중방향 조정장치와 워터제트를 이용해 최대 8㎞/h 속도로 수상주행 할 수 있다.

장갑차와 탑승자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다양한 기술도 도입됐다. 궤도형에 비해 단점으로 꼽혔던 ‘장갑 방호력’은 14.5㎜ 기관총과 투척기까지 막아내도록 향상됐다. 차체 보디(body)와 프레임(frame)이 하나로 된 ‘모노코크(Monocoque) 구조’로 제작돼 대인지뢰가 폭발해도 차량 내 장비와 인원을 보호할 수 있다. 차량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양압장치’도 장착돼 화생방 공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능력도 갖췄다. 적 총탄에 맞아도 48㎞/h의 속도로 한 시간 이상 기동할 수 있는 ‘전술형 런플랫 타이어’도 향상된 점이다. 여기에 차량화재 탐지 및 진압기가 레버 형태로 설치돼 레버를 당겨 한 번에 불을 끌 수도 있다. 더불어 전투원이 앉는 의자에는 유압 장치를 달아 지면으로부터 느껴지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특히 각각의 좌석에 머리 좌우를 감싸는 보호장치가 있어 적 공격에도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한다.

높은 편의성도 강점이다. 기어 변속기는 자동변속기(AT·Automatic Transmission) 형태고, 조종방식도 핸들과 브레이크, 액셀러레이터 등으로 구성된 일반 차량과 같다. 자가용 승용차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조종이 가능할 정도다. 또한 독립현수장치가 장착돼 탑승자들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야지·비포장도로 등 험지를 달려야 하는 전술형 장갑차의 경우 탑승 장병의 피로도는 전투력 저하로 이어진다. K808 장갑차는 독립현수장치를 통해 각 바퀴가 독립적으로 운동하며 노면충격을 흡수, 쾌적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차량 내부에 냉방장치가 설치돼 더위로 인한 온열손상도 방지할 수 있다.

상태 확인 및 정비가 쉬운 점도 눈에 띈다. 조종석 옆에 설치된 전자 계기판 ‘차체제어전시기’로 장갑차의 속도와 엔진 RPM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존에는 그림으로만 표시됐던 변속오일·엔진오일 온도, 축전지 전압, 연료량, 냉각수 온도 등도 수치로 정확히 표시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자체고장진단기능(BIT·Built in Test)’이 적용돼 유사시 고장코드와 조치사항이 메시지로 표시된다. 


파주에서 글=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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