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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사 3월23일] 1983년 레이건 SDI 발표 ..소련 붕괴 기여

입력 2019. 03. 22   08:46
업데이트 2019. 03. 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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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조지 루카스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영화 ‘스타워즈’(Star Wars, 별들의 전쟁)는 역사상 최고의 성공과 영향력을 자랑하는 영화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스타워즈는 당시 대중문화를 이해하는 핵심 콘텐츠요 키워드였다. 1983년에 이르러 대중문화계를 넘어 국제정치의 영역에서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의 전략방위구상(SDI)를 커버스토리로 보도한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誌.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의 전략방위구상(SDI)를 커버스토리로 보도한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誌.


그해 3월 23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새해 들어 처음 가진 백악관 TV연설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련의 핵미사일 공격 등의 위협에 대비한 전략방위구상(SDI: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의 연구·개발을 지시한 것이다.


이 SDI은 공상과학소설(SF)이나 영화에서나 봤던, 당시까지 구현된 적이 없는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데다 그 공간이 ‘우주’였던 까닭에 더욱 놀라웠다. 이는 우주가 지상·해상·공중에 이어 4번째의 군사작전 공간으로 들어서는 계기가 됐는데, 언론 등에서는 ‘스타워즈’라고 불렀다.


SDI는 우주 기반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시스템, 즉 적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핵미사일이 공격 목표를 향해 비행해 오는 과정에서 아군의 미사일 등으로 격추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는 계획이다. 


이 연구계획에서 미국이 가장 힘을 기울인 부분은 적 미사일 발사된 직후에 엔진이 아직 연소 중인 상승(boost) 단계에서 파괴하는 것이다. 연구계획에 의하면, 적이 노리는 미국측 중요 시설물을 3500여 개로 상정했을 때, 이를 목표로 한 적 미사일 등을 감지할 400여 개의 위성레이더를 지구정지궤도 주변에 띄우고, 우주정거장도 건설해 적 미사일을 격추시킬 수 있는 요격미사일 수 백기(機)를 배치해야 했다.


당시 과학기술로 이를 구현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논란거리였지만 연구하는 비용도 가치 천문학적이었다. 미국의 국방비는 발표가 있기 전인 1980년에는 1,360억 달러였으나 5년 뒤에는 무려 2,440억 달러로 늘어났는데, SDI에는 향후 10년간 약 300억 달러를 연구개발비로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SDI에 대해 세계는 놀라워했지만 모두가 다 환영한 것도 아니었다. 소련은 ‘우주의 군사화’를 내세우며 반발하고 나섰다. 서방국들도 미·소간 군비경쟁 가속화를 우려했다. 소련은 SDI의 실현성 여부에 의구심을 가졌지만 그렇다고 SDI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로 군비를 확장’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당시 소련은 전체 GNP의 20% 정도를 군비로 지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는 날로 악화되고 있었다.


1985년 제8대 소련 공산당 서기장으로서 소련의 새 지도자가 된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군비경쟁을 지속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정치·경제적 개조를 뜻하는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를 내세웠고 미국과의 협상에 나섰다. 1986년 10월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미·소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는 전략무기 감축과 관련해 레이건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으면서 SDI를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레이건은 이 제안을 거부하고 SDI를 소련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했다.


1991년 소련은 결국 붕괴되었고, 전문가들은 SDI가 소련 경제를 압박하면서 소련 체제의 붕괴를 촉발시키는 한 요인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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