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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민 국방광장] 미래 학교 교육의 지향점

입력 2019. 03. 18   16:23
업데이트 2019. 03. 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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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민 육군종합군수학교 군수교육단·소령
현성민 육군종합군수학교 군수교육단·소령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다. 최첨단 무기체계, 드론봇, 워리어 플랫폼 등 군사력 건설 방향 역시 이런 시대의 화두 아래 급변하면서 인공지능(AI)·증강현실(AR)·가상현실(VR)·빅데이터 등이 우리 군에 접목되고 있다.

또한, 민간대학은 기업의 투자와 결합해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즉, 대학과 연구소 등 교육기관은 진화적 혁신을 거듭하면서 연구결과를 사회로 펌프질(pumping)해주는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군의 학교 교육은 어떠한가?

나는 지난 23개월간 육군종합군수학교에서 표준화되고 성과기반의 군수지원을 교육하는 정책군수학 교관 임무를 수행했다. 얼마 후면 교관 직책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다 보니 아쉬운 점이 있다.

국방부나 육군본부 같은 정책부서에서나 다룰 수 있는 군수정책 분야를 교육하면서도 각종 정책의 제한사항들에 관해 이렇다 할 솔루션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정책부서의 사업 추진사항을 교육자료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교관으로서 교육현장에서 부딪히게 된 실질적인 한계나 고민에 대해 정책을 선도하는 아이디어 뱅크와 컨설팅 역할이 전무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군의 학교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크게 세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의 외연을 확장하면서 연구 비중을 강화해야 한다. 장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단순 직무교육 개념에서 탈피해 교육생의 잠재능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학술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이런 교육은 자연스럽게 연구 분야로도 확장될 것이다. 각 병과학교는 전투발전부서 위주로 연구업무를 할 것이 아니라 교관을 활용한 연구센터 및 TF를 설치해 현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문제의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민·군 협력을 통해 교육의 질을 향상해야 한다. 특히 전력·획득·군수·통신 등 전문 과학기술 영역과 연관된 병과와 기능 분야의 미래 교육은 산·학·연 협력을 통한 교육이 필수불가결할 것이다.

셋째, 앞서 제시한 주장을 가능케 하는 것이 결국 교육자인데, 교관은 지금의 ‘교관’ 역할이 아닌 대학의 ‘교수’ 역할을 할 수 있는 혜안과 학술지식을 갖춘 인재가 장기간 보직돼야 한다. 또한, 군 인력으로만 교육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예산을 투자해 학계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강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예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 지금이야말로 학교 교육의 획기적인 변혁을 통해 야전과 정책부서를 선도하는 아이디어 뱅크이자 컨설팅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시기라 생각하면서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의 예가 좋은 본보기로 성장하는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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