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독자마당

[양은숙 독자마당] 디지털 성폭력을 사라지게 하는 한마디 “Don’t Look”

입력 2019. 03. 13   16:55
업데이트 2019. 03. 13   16:59
0 댓글


양 은 숙 폭력예방통합교육 전문강사·예비역 육군중령
양 은 숙 폭력예방통합교육 전문강사·예비역 육군중령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성범죄도 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란 카메라나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불법 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일명 ‘몰카(몰래 카메라)’를 꼽을 수 있는데, 이런 디지털 성범죄의 문제점은 대부분 촬영에서 끝나지 않고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유포돼 SNS·불법사이트 등으로 빠른 속도로 퍼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반성폭력이슈리포트(2017)에 의하면,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 범죄의 피해자 중 93.1%가 여성이고, 6.1%가 남성이다.

피해자들의 가장 큰 고통은 유포 이후의 재유포가 피해를 증폭시킴으로써 공포와 불안으로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것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일부 비윤리적 가해자들의 문제를 넘어서 구조적·문화적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촬영하는 자, 업로드하는 자, 소비하는 자, 심지어는 삭제하는 자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련 정책을 개정하고 법규를 강화해 ‘디지털 성범죄 제로화’를 선언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해 피해상담과 불법 촬영물 삭제, 수사지원, 사후 모니터링, 법률 상담 등의 피해자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12월에 개정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서는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와 촬영물이나 그 복제물을 제공하거나 전시한 자, 촬영 당시에는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하여 반포 등을 한 자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했다.

디지털 성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으로부터 시작되는 실천이 모여 구조적 문제와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

‘빨간 원’ 프로젝트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 및 촬영물 확산 방지를 위해 카메라에 빨간색 원형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을 말한다. 이 캠페인은 2017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시작으로 현재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일부 부대에서도 보안사고를 사전예방하겠다는 취지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빨간 원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

그동안 군에서는 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성인지력 교육으로 꾸준히 인식을 개선해왔던 우리 장병들이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멋진 모습을 기대하며 힘찬 응원을 보낸다.

디지털 성폭력을 사라지게 하는 마법의 한마디, “Don’t Look”을 기억하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