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미완성인 공연의 제작 과정을 공유하는 ‘서치라이트’를 선보인다. 남산예술센터는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간 ‘서치라이트’ 공모로 접수된 총 75편의 작품 중 최종 8편을 선정했다. 올해 소개하는 작품은 희곡 낭독공연 3편, 쇼케이스 3편, 리서치 2편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8일간 매일 다른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서치라이트’는 완성된 희곡을 무대에서 완벽하게 선보이는 보통의 작품 발표 형식과는 다르다. 작품의 아이디어를 찾는 리서치부터 리딩과 무대화 과정에 이르기까지 창작 과정의 모든 단계를 관객과 공유한다.

미완성된 공연과 창작자들의 아이디어는 쇼케이스와 공개 토론, 낭독공연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무대에 오른다. 관객과 예술가, 기획자들은 시연된 작품들이 정식 공연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발전 가능성을 찾는다.

프로그램 첫날 관객에게 소개되는 낭독공연 ‘왕서개 이야기’는 남산예술센터의 상시 희곡 투고 시스템 ‘초고를 부탁해’에서 발굴된 작품이다. 극작가 김도영의 창작희곡으로 작가가 지금까지 꾸준히 고민해온 인간성 회복에 대한 탐구를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인 구성을 통해 담아냈다. 독특한 리서치 형식의 작품도 소개된다. 리서치 ‘구구구절절절하다’는 한국의 재담과 민담을 기반으로 새로운 공연예술 형식을 찾아보려는 시도다. 쇼케이스 ‘우리, 가난한 사람들’은 지난 몇 년간의 연극 작업을 통해 창작자들이 직접 체험한 가난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출발한다. 관객들과 게임·토론을 하며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관객참여형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 날 소개되는 쇼케이스 ‘삼고무(三鼓舞)’는 지난해 12월 방탄소년단이 춘 것으로 알려진 ‘삼고무’의 저작권을 두고 일어난 첨예한 갈등을 극화했다. 안무가 이세승이 전통, 창작, 저작권을 주제로 삼고무 저작권 등록 퍼포먼스를 창작했다.

이밖에 지난해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진행된 ‘창고대방출 X 자큰북스 리딩파티’에서 시작된 낭독공연 ‘영자씨의 시발택시’, 작가 겸 연출가 김민주의 첫 번째 연극작품인 리서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쇼케이스 ‘아무튼 살아남기: 여캐가 맞이하는 엔딩에 대하여’, 낭독공연 ‘생존 3부작’도 관객들을 만난다.

‘서치라이트’는 남산예술센터가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해 3년째 진행 중인 프로그램으로 신작을 준비하는 개인 혹은 단체라면 장르나 형식,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정된 작품에는 극장과 무대기술, 부대 장비, 연습실 등을 비롯한 소정의 제작비도 지원한다. ‘서치라이트’ 참여 공연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nsac.or.kr)에서 무료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02-758-2150. 최승희 기자

사진=남산예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