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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 국방광장] 현장 몰입과 슬로비디오식 절차 훈련

입력 2019. 02. 28   14:10
업데이트 2019. 02. 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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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 육군36사단 적토마대대·중령
임정우 육군36사단 적토마대대·중령

훈련 준비단계부터 이번 훈련은 다르다고 느꼈다. 사단 통제부는 모든 부대를 순회하며 간부교육을 진행했다. 지역방위사단 특성에 맞는 검문소 운영 방법 그리고 도상으로 확인한 지형과 실제 지형은 다르다는 내용의 교육이었다. 머리를 꽝! 하고 얻어맞는 느낌이었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를 잊고 있었다.

대대는 훈련을 준비하면서 중·소대장과 함께 검문소나 차단선 진지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그리고 필수과제 목록(METL) 평가요소를 바탕으로 미흡한 분야를 미리 식별하면서 성과 있는 훈련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는 모두 상급부대의 여건 보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단은 슬로비디오(slow video)식 ‘절차 훈련’을 훈련 준비단계부터 철저하게 강조했다. 연대 또한 ‘시간과 싸우지 말고 상황에 몰입하자’는 모토로 부대별 지휘권을 보장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과감히 시도했던 불릿타임(bullet-time) 촬영 기법을 기억하는가? 여자주인공이 공중에서 360도로 느리게 회전하는데, 여러분은 그 장면에 더욱 집중하고 주인공의 동작 하나하나를 살펴볼 수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이번 훈련에서 검문소와 차단선 진지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용사들과 같이 전투준비를 확인하고 상하 일치된 전술관을 확립할 수 있었다.

이번 훈련은 작전현장에서 지휘관의 의도와 전술관이 제대로 구현되는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훈련 수준 파악과 취약점 보완을 통해 실제 상황에서의 완전작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테러를 가장한 현장 지휘소를 위험성폭발물개척팀·화생방신속대응팀·헌병특임대 등의 제 협동부대와 원주시청·원주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하나부터 열까지 절차식으로 지휘해 보면서 실전에서 필요한 요소를 도출할 수 있었다.

안전한 훈련 진행을 위한 노력도 있었다. 사단은 부대별로 순회하며 훈련 간 발생할 수 있는 사고예방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차량과 보안 분야를 강조했다. 교육을 통해 차량 탑승과 하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 및 비문과 음어자재 관리요령을 배울 수 있었다. 연대에서는 안전한 훈련을 위해 사람·차량·화재·총기·보안이라는 ‘5대 강조사항’ 안전 과제를 도출했다.

이번 훈련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훈련 기간 내내 현장에서 몰입했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용사들과 ‘전투력 증진’이라는 퍼즐을 함께 맞춰나가는 기분이었다. 훈련 이후 받은 용사들의 훈련소감문에서 절차식 훈련을 천천히 진행하며 부대 훈련 수준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는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처럼 성공적인 혹한기 훈련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사단부터 대대까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아무 사고 없이 훈련을 마친 대대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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