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남한강 칼바람 뚫고…

김상윤

입력 2019. 01. 17   17:36
업데이트 2019. 01. 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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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7공병여단 청룡대대 혹한기 문·부교 구축 훈련


5톤 넘는 거대한 교절 강물 위로 투하
교량결착병 민첩하게 연결쇠 조이고 결합
순식간에 폭 8m 길이 280m 부교 완성
진입판 내리자 장갑차·전차 완벽 도하 


17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리 일대 훈련장에서 육군7공병여단 동계 혹한기 훈련의 하나로 진행된 문·부교 구축 훈련에서 청룡대대 장병들이 교절을 진수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17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리 일대 훈련장에서 육군7공병여단 동계 혹한기 훈련의 하나로 진행된 문·부교 구축 훈련에서 청룡대대 장병들이 교절을 진수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문·부교 구축 훈련에서 청룡대대 장병들이 부교 내부교절 중앙접합(결착)을 하는 모습. 이경원 기자
문·부교 구축 훈련에서 청룡대대 장병들이 부교 내부교절 중앙접합(결착)을 하는 모습. 이경원 기자

육군7공병여단 동계 혹한기 훈련의 하나로 17일 진행된 문·부교 구축 훈련에서 청룡대대 장병들이 부교를 구축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육군7공병여단 동계 혹한기 훈련의 하나로 17일 진행된 문·부교 구축 훈련에서 청룡대대 장병들이 부교를 구축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17일, 영하 7도의 추위에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몰아치던 남한강 일대에 육군7공병여단 K719 리본부교(RBS·Ribbon Bridge System) 차량들이 일렬횡대로 늘어서 있었다. 강물 위 자욱한 연기가 드리운 가운데, 리본부교 차량들이 시동음과 함께 강 쪽으로 일제히 후진하기 시작했다. 이후 뒷바퀴가 물에 잠길 때쯤 탑재하고 있던 5톤이 넘는 ‘교절’을 강물 위로 투하했다. 미끄러지듯 물 위로 내려앉은 교절이 접혀있던 몸체를 자동으로 펼치자 그 폭이 8m에 달했다.

이어서 교량가설단정(BEB) 수십 대가 물살을 가르며 다가와 진수된 교절을 결합하기 시작했다. 숙련된 야전 공병들의 신속한 수작업을 통해 3개의 내부교절과 2개의 진입교절이 얼마 지나지 않아 뗏목 형태의 문교(門橋)로 변신했다.

문교는 아군의 병력과 장비를 강 건너편으로 신속히 이동시킬 수 있는 장비다. 장갑차 2대나 전차 1대를 문교에 무리 없이 태울 수 있고, 교량가설단정이 아군이 있는 차안(此岸)에서 강 건너편 대안까지 문교를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문교 위에는 양손에 깃발을 든 도하 반장이 위치해 교량가설단정을 지휘하게 된다.

완성된 문교가 지상에 접안을 완료해 진입판을 내렸고, 장갑차와 전차가 그 위에 올라 남한강을 건너는 가상의 상황이 연출됐다. 강 건너편 대안의 적 위협이 모두 제거되자 본격적인 부교(浮橋) 설치 작업이 개시됐다. 부교는 공병이 설치하는 임시 조립식 교량이다. 교절을 일렬로 쭉 이어서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를 연결하는 만큼, 뗏목 형태의 문교보다 더 많은 기계화부대와 장비·병력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도하시킬 수 있다. 단, 부교 설치는 강 건너편의 직사·곡사화기 등 적 위협이 확실히 사라진 이후에만 가능하다.

부교 설치는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는 2개의 문교에 교절을 추가로 결합해가며 서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모든 과정에 자동은 없었다. 모든 작업은 공병들의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교량결착병들은 표면이 얼어붙어 빙판같이 미끄러운 교절 위에서 ‘T 렌치’와 ‘호이스트’ 등의 장비를 활용해 각 교절 및 상·하부 연결쇠를 조이고 단단히 결합했다. 이와 동시에 교량가설단정들은 얼어붙을 듯 차가운 강물 위를 쉴 새 없이 누비며 교절을 하나하나 운반했다.

한 시간 넘는 작업 끝에 강 양쪽 편에서 뻗은 두 개의 임시 다리가 연결돼 총 41개의 내부교절과 2개의 진입교절로 이뤄진 거대한 부교를 이뤘다. 이제 아군의 공세적 작전이 이어질 수 있게 된 것. 공병들의 뜨거운 땀방울이 강물 위에 폭 8m, 길이 280m에 이르는 예술작품을 멋지게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육군7공병여단 청룡대대는 지난 16일부터 경기도 여주시 연양리 일대 훈련장 일대에서 ‘혹한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편제된 장비를 완벽하게 운용해 동계 도하작전을 지원한다’는 목표 아래 2박3일의 혹한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은 훈련 2일 차로 유사시 가상의 적진에서 아군의 신속한 도하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문·부교 구축 훈련’이 펼쳐졌다.

문·부교 구축 훈련은 혹한기 야전 공병부대 훈련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번 훈련에는 RBS 64대, 병력 290여 명 등 대규모 장비와 인원이 참가해 주어진 시간 내에 문교와 부교를 견고하게 구축해 아군의 기동로를 신속하게 확보하는 능력을 숙달했다.

대대는 도하 장비의 전술적 운용 절차에 따라 5개의 교절을 이용해 2개 문교를 구축·운용했고, 이후 후속 부대의 신속한 기동지원을 위한 길이 280m의 부교를 제한시간 내에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부대원들은 평소 주둔지에 있는 수영장 형태의 수상 훈련장에서 문·부교 구축 훈련을 한다. 이번 혹한기 훈련은 이렇게 평소 숙달해온 임무능력을 제대로 검증할 좋은 기회였다.

실제 강물은 수영장 물보다 더욱 차갑고 깊다. 또한 고여있지 않고 흐른다. 유속이 빠를수록 문·부교 구축 등 모든 작업의 난도는 훨씬 높아진다. 게다가 이날같이 온도가 크게 떨어지면 장병들의 몸이 굳을 뿐만 아니라, 각종 공병장비의 가동에 갑자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실전 같은 상황과 환경에서 진행되는 훈련은 공병들을 더욱 긴장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을 경험하고 극복함으로써 실제 전장에서도 원활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훈련을 지휘한 심재춘 청룡대대장은 “신속한 도하지원은 기동부대의 작전 성공을 뒷받침하는 매우 중요한 임무로, 이를 위해 실질적인 주특기훈련의 필요성을 늘 강조해왔다”며 “이번 훈련은 혹한의 악조건 속에서도 문·부교 구축 등 공병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배양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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