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내 인생의 후반전은 이제 시작이다

입력 2019. 01. 17   16:15
업데이트 2019. 01. 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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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 꿈 경연대회를 끝내고 -


정 석 우  병장 육군22사단 북진연대
정 석 우 병장 육군22사단 북진연대

과연 군 생활을 하며 내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까? 복잡한 마음을 안고 입대할 때는 21개월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임무완수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처음 접하는 군사훈련과 경계작전부대에서의 바쁜 일과 속에 내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자기계발은 꿈도 못 꿀 것이라며 좌절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항상 바쁠 것만 같던 군 생활에도 내 시간은 존재했다.

‘군 생활은 적응하기만 해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스스로 구하는 이에게 언제나 길은 있었다. 일과 시간 외에는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활용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M-Kiss와 자격증 취득 강의를 통해 내 꿈인 수학교사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공부 연등시간에 만난 다른 전우들과 동아리 개념으로 같이 공부하며 입대로 인해 생긴 학업 공백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육군본부에서 주최하는 장병 비전 설계 공모사례를 통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장병들의 다양한 미래와 꿈을 향한 도전을 살펴볼 수 있었다.

내 꿈을 설계하는 것이 즐거워지려는 찰나 마침 대대에서 개최하는 ‘꿈 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전우들에게 나의 미래, 나의 꿈을 소개하는 대회였다. 나의 꿈은 수학을 재미있고 보람차게 가르치는 교사지만, 21년을 살면서 300명이 넘는 많은 사람에게 내 꿈을 설명하는 경험은 난생처음이었다. 전우들에게 중등 수학교사에 관해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어떻게 하면 장병들이 내 꿈을 흥미롭게 바라볼까?’ ‘준비한 내용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등등 마치 미래의 교사인 내가 학생들을 위해 수업준비를 하는 모습이 꼭 이럴 것만 같았다.

여러 명의 대대 전우가 다양한 자신의 꿈을 적극적으로 자신 있게 설명했고, 그들은 각자 자기만의 목표를 가지고 군 생활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꿈 경연대회’는 안일했던 나를 반성함과 동시에 내 꿈을 향한 힘찬 도전에 동기부여가 되는 시간이었다. 감사하게도 대회 결과 1등으로 선정됐고 대대장님의 격려와 상장, 포상 휴가를 받았다.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군 생활은 경력의 단절과 학업의 중단으로 방황하게 되는 ‘공백기’라 했던가. 내게 군 생활은 ‘공백기’가 아니라 내 인생의 후반전을 도모하는 ‘작전타임’이다. 남은 5개월간의 군 생활을 잘 마치고, 힘차게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할 것이다.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의 꿈을 이뤄 나도 누군가의 꿈을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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