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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이야기] 31전대 핵심 전력…한반도 주요 항만서 소해작전 맹활약

윤병노

입력 2019. 01. 11   16:32
업데이트 2019. 01. 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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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MSC급 연안소해함 <下>


대부분 타국 대여 목적으로 건조...주력 기뢰전함으로도 운용
반기 1회 이상 최단 소해 항로 탐색 .. 2000년 초반까지 순차적 퇴역    


한국 해군이 1960년대 도입한 남양급 함정 3척이 군항에 계류 중인 모습 사진=해군본부 제공
한국 해군이 1960년대 도입한 남양급 함정 3척이 군항에 계류 중인 모습 사진=해군본부 제공
  

대부분의 MSC급 함정은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타국에 대여할 목적으로 건조됐다. 우리 해군이 도입한 MSC급 연안소해함 11척은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 직후 바로 대여됐다.


우리 해군은 만재 500톤을 기준으로 군함을 함(艦)과 정(艇)으로 구분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MSC급 함정은 정으로 분류돼야 하지만 남아 있는 기록에는 정과 함이 혼용돼 있다. 이는 MSC급 함정이 1980년대 후반까지 유일하게 기뢰전 수행이 가능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군은 평가하고 있다.    

 
MSC급 함정은 1980년대 후반 국내에서 건조한 MHC(Mine Hunting Craft)급 기뢰탐색함이 전력화되기 전까지 주력 기뢰전함으로 운용됐다. 이후에도 동·서·남해 전 해역에서 국산 건조 기뢰전함과 함께 노익장을 과시했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순차적으로 퇴역했다.

최단 소해 항로 관리…국민 생명 보호 기여

우리 해군은 6·25전쟁을 계기로 더 전문적인 기뢰전을 수행하기 위해 1950년 제1소해정대를 창설했다. 이어 1953년 제1소해전대, 1954년 제1기뢰전대, 1955년 31전대로 개편하면서 조직을 확충했다.

MSC급 연안소해함은 기뢰전 조직이 52기뢰전대로 개편되는 1980년대 중반까지 31전대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연합 기뢰전 훈련에 주력 함정으로 참가했으며, 한반도 주요 항만에서 소해작전을 펼쳤다.

특히 주요 항만의 ‘최단 소해 항로(Q-Route)’를 관리하고, 해상교통로를 보호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에 크게 기여했다.

최단 소해 항로는 유사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우리 항구를 개항하기 위해 설정한 항로다. MSC급 연안소해함은 매년 반기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주요 항만의 최단 소해 항로를 탐색했다.


 MSC(O)급의 고창함이 남해 해안을 항해하는 모습. 사진=해군본부 제공
MSC(O)급의 고창함이 남해 해안을 항해하는 모습. 사진=해군본부 제공


수중탐색 능력 탁월

MSC급 연안소해함은 수중탐색 능력을 보유해 다양한 인양작전에서 힘을 보탰다. 대표적인 사례가 간첩선 인양작전이다.

1978년 4월 28일 우리 해군은 거문도 동북쪽 13마일 해상에서 간첩선을 격침했다. 간첩선이 침몰하면서 침투 위협은 사라졌지만 정보 획득에 애를 먹었다. 해군은 탐색분대를 조직해 간첩선 탐색작전을 전개하기로 했다. 당시 핵심 전력이 남양함·삼척함·금곡함이었다.

금곡함과 삼척함은 5월 1~2일 간첩선 침몰 현장에 도착했다. 두 함정은 지체 없이 해저탐색에 돌입했다. 6일에는 남양함이 합류하면서 탐색작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8일 만에 남양함이 시체 1구를 인양했다. 14일에는 삼척함이 거문도 동북쪽 12마일 해저 125피트(38m) 지점에서 간첩선을 발견했다. 간첩선은 예인구조함 덕수함(ARL-1)에 의해 예인됐다.

   

6·25전쟁에 참전한 미 해군 MSC-27함정이 기뢰를 처리하고 있다. 이 함정은 한국 해군에 인도됐다.
6·25전쟁에 참전한 미 해군 MSC-27함정이 기뢰를 처리하고 있다. 이 함정은 한국 해군에 인도됐다.


간첩선 인양작전에 일조

서해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서 격침한 간첩선을 인양하는 작전에도 참가했다. 1980년 6월 21일 우리 해군은 서해 격렬비열도 북쪽 10마일 해상에서 간첩선을 수장시켰다.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했다. 침몰한 간첩선 탐색을 위해 금곡함과 삼척함이 투입됐다. 삼척함은 6월 23일, 금곡함은 29일 침몰 현장에 도착했다.

구축함 대구함(DD-917)이 간첩선 침몰 위치에 부이(Bouy)를 설치해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삼척함이 구조함 구미함(ARS-26) 옆에서 세부 위치를 통보하며 간첩선 인양을 도왔다.

침몰 간첩선 인양작전은 MSC급 연안소해함의 탐색 능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또 해상훈련 때 소실한 무기 등을 인양할 때도 MSC급 연안소해함이 능력을 발휘했다.

해군 관계자는 “MSC급 연안소해함은 주요 항만의 개항과 해상교통로 보호, 인양작전에서 맹활약했다”며 “MSC급 연안소해함 11척이 그려온 항로를 분석하면 그들이 가보지 않은 우리 바다는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글 = 윤병노 기자

사진 = 해군본부 제공   


전문가 해설

    

1950년 제1소해정대 창설…1956년부터 MSC급 소해함 도입

평시엔 우선 순위 떨어지나 전시에 중요성 급격히 상승


 미 해군은 한국 해군 창설기에 JMS·YMS급 소해정을 30척이나 양도했다. 그러나 연안경비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소해 장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6·25전쟁 당시 북한군이 부설한 기뢰에 많은 피해를 봤다. 침몰 함정이 4척에 달했으며, 전사자는 103명이나 됐다.

우리 해군은 소해작전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1950년 10월 23일 제1소해정대를 창설했다.

이어 미 해군의 장비와 기술적 지원을 받아 YMS에 장구를 설치했으며, 소해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전하기 시작했다. 소해작전·교리가 전무했던 우리 해군이 전쟁을 계기로 상당한 수준의 소해작전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우리 해군은 전쟁 발발 이후부터 1955년까지는 기존의 소해함정을 소해전력으로 운용했다. 1956년부터는 소해장비와 장구를 탑재한 MSC급 소해함을 도입했다. 1975년까지 모두 11척을 인수했다.

미 해군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소해전력을 대폭 감축했고, 6·25전쟁에서 적의 기뢰에 큰 피해를 보는 등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이처럼 평시에는 우선순위가 떨어지고, 전시에 중요성이 급격히 올라가는 게 소해작전이다.

3면이 바다이면서 남북이 길게 뻗어 있는 ‘새장형’의 한반도는 상륙작전과 기뢰작전을 수행하는 데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따라서 우리 해군은 소해작전 능력을 완벽히 구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임성채 해군역사기록관리단 군사편찬과장
임성채 해군역사기록관리단 군사편찬과장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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