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병영의 창

[병영의 창] ‘잘’ 지는 사람

기사입력 2019. 01. 11   16:03 최종수정 2019. 01. 13   11:04

정희석 육군소령, 육군보병학교

우리 집 가훈은 ‘잘 지는 사람이 되자’다. 아직 미취학 아동인 아이들을 붙잡고 “잘 지는 사람이 되자”라고 얘기하는 가장의 모습이 다소 의아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배경은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관련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성공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이겠지만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비록 어느 순간에는 남들보다 뒤처지고 실패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 과정에서 교훈을 얻고 재도약을 위한 견고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가족구성원에게 강조하는 것이다. 


즉,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지더라도 그 자리에 주저앉아 포기하기보다는 지는 과정에서 얻은 내적 성숙과 교훈으로 다시 일어서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복탄력성은 ‘크고 작은 다양한 역경과 시련과 실패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튀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을 뜻한다. 이러한 마음의 근력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그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는 인간의 총체적 능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또 계속되는 실패와 고난으로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바닥을 경험하고 난 뒤의 인생 방향은 제각기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회복탄력성에 따라 어떤 이는 다시 정상으로 치고 올라가는 반면, 어떤 이는 무력감과 패배감에 사로잡혀 바닥을 전전하게 될 것이다.

최근 우리 육군은 도약적 변혁을 위한 ‘5대 노력선’을 선정해 미래 육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변혁의 과정은 전에 없던 긍정적인 산물에 크게 기뻐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혁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내적으로 단련한 마음의 근력을 통해 고통의 과정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역경의 기간도 다시 비상하기 위한 필수 자양분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체마다 탄성이 다르듯 사람마다 또 조직마다 탄성이 다르다. 지금 이 순간 힘들고 어렵다고 느낄 때 우리가 그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더없이 불행하게 느껴지기도, 행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결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회복탄력성이고, 회복탄력성이 높은 개인이나 조직이 시련과 어려움을 긍정적인 결과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신체의 근육은 단기간의 운동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땀을 흘리며 만들어야 한다. 하물며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마음의 근육은 그보다 더 오랜 연습과 시간이 지난 뒤에야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다.


작은 실패나 장애물에도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요즘 세태를 생각한다면, 외적으로 매력 있게 보이는 ‘식스팩’보다 회복탄력성으로 표현되는 마음의 근력이 육군의 도약적 변혁을 준비하는 우리 모두에게 더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희석 소령 육군보병학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대한 의견 개 있습니다. 로그인 후에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