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김광식 기고] ‘삼관오림’의 순항훈련

입력 2019. 01. 09   16:18
업데이트 2019. 01. 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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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관심·관계
떨림·끌림·어울림·울림·몸부림
순항훈련전단서 보여준다면
품격 있는 군사외교관 될 것

김광식 해군순항훈련전단 군종참모·중령
김광식 해군순항훈련전단 군종참모·중령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그림과 이미지를 통해 의미를 표현하는 인간을 가리켜 ‘호모 그라피쿠스(Homo Graphicus)’라고 부른다. 문자만이 아니라 그림이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되었듯이, 때로는 그림 하나가 여러 문자 이상의 강렬한 의미를 전하기도 한다.

필자가 2009년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 1진으로 파병 갔을 때 마음에 큰 울림이 되는 그림 한 점을 만났었다. 당시 지부티의 부둣가 벽면에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어느 날 비어있는 듯한 자리에 새겨진 그림 한 점이 나의 두 눈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그림에 재능이 있는 우리 승조원이 그린 태극기였다. 그날 지부티의 태극기는 지금까지 가슴속에서 뜨겁게 벅차오르는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10여 년이 흐른 지금 나는 순항훈련에 참가하며 그때의 자긍심이 다시금 벅차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다.

장교로서의 덕목과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관생도들, 6·25 참전용사들을 위한 공연에서 아리랑을 부르는 노병의 모습, K-팝에 맞춰 대한민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춤추는 현지인들, 순방국에서 당당하게 휘날리는 태극기.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한 폭의 감동적인 명화(名畵)와 같다.

우리 순항훈련전단은 문자와 언어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모습과 이미지로 뜨거운 감동을 현지인들과 교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경험은 ‘삼관오림’을 떠오르게 한다. ‘삼관오림’은 ‘관찰’ ‘관심’ ‘관계’의 삼관과 ‘떨림’ ‘끌림’ ‘어울림’ ‘울림’ ‘몸부림’의 오림이다.

우리 순항훈련전단이 삼관의 정신으로 관심을 갖고 관찰하며 관계를 맺을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이든지 가슴이 뛰는 떨림, 매력적인 끌림, 조화를 이루는 어울림, 감동을 주는 울림, 옳은 일에 대한 몸부림의 오림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감동적인 명화를 그려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해군사관학교 73기 생도들과 해군 장병들이 앞으로도 ‘삼관오림’의 자세를 견지해 품격과 멋이 있는 대한민국의 군사외교관, 평화의 수호자가 되어주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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