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완결 한주를열며

[김영식 한 주를 열며] 시작할 때 마지막을 그려라

입력 2019. 01. 04   15:09
업데이트 2019. 01. 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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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이 밝았다. 자연현상에 따라 태양은 늘 떠오르기 마련인데도 매년 첫 번째 해를 보기 위해 정동진·호미곶 등에 인파가 몰린다.

어제와 똑같이 떠오르는 해를 보며 무언가를 염원한다는 게 이성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긴 한다. 해가 가장 높은 곳에 있다가 다시 그 높이로 오는 기간을 하루라고 정의한 후부터 사람들이 말하는 ‘하루’가 시작됐고, 우리는 그런 ‘하루’를 모아가며 사는 존재다. 오늘은 이미 과거가 돼버린 어제에서 출발한 현재의 다른 이름이니까 오늘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은 어제 무엇을 했느냐인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반영해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우리나라의 한 해를 돌아보며 교수들이 가장 많이 호응한 말을 그해의 사자성어로 정한다는데, 아쉽고 안타까운 사회현상을 반영한 말들이 많이 선정돼 왔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교수신문에서는 매년 초 그해의 희망을 담은 글도 발표한다. 연말에는 아쉬움과 후회를 담은 말을 주로 선정하면서 새해 초에는 희망을 그리는 글을 발표하는 이유는 삶이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야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함이 아닐까 한다. 새해 해맞이를 하는 이유도 같을 거다. 변변치 않은 하루를 계속하며 대단한 결과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이 꿈과 희망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이때 미리 2019년의 마지막을 그려보면서 이뤄야 할 목표를 생각해보기 바란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목표 없이 항구를 떠나는 배에 부는 모든 바람은 역풍이다”라고 했는데 새해를 맞는 요즘 되뇌어볼 만하다.

적절한 목표는 동인(動因)을 제공한다. 꼭 이루고 싶은 무엇이 있으면 더욱 열심히 임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목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상적이거나 수사적인 것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달성 여부를 점검하고 추진전략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시무식을 할 때 자기의 한 해 목표를 작성해 함에 넣는 행사를 했다. 지휘관인 나부터 손으로 쓴 ‘나의 다짐’을 넣고 옆에서 대기하면서 함에 넣은 부하들과 자연스레 새해 인사를 나누던 기억이 난다. 국가와 군을 위해 할 목표, 가족을 위해 할 다짐, 자신을 위해 할 일 등을 소제목으로 하고, 소제목별로 서너 줄의 빈칸을 두어서 직접 쓰게 했다. 중요한 것은 두 개를 만들어 하나는 함에 넣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보관하면서 수시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과, 나의 다짐을 넣은 함은 모두가 매일 볼 수 있는 곳에 놓아둠으로써 자기 노력을 자주 평가하게 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흘러가는 게 시간이다. 시간은 의미 있게 소비돼야 한다. 새해를 맞는 기분이 어제와 다른 이유는 우리가 꿈과 희망이라는 의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2019년을 보내고 회한과 후회가 남지 않도록 국가와 군, 가족과 자신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정해서 실천하자. 꿈이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 소소한 꿈이 이루어질 때마다 느끼는 작은 행복감이 매일을 힘차게 살게 하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김영식 합동대학교 명예교수·(예)육군대장
김영식 합동대학교 명예교수·(예)육군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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